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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24)가 환한 웃음과 함께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2016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25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는 기쁨과 악성 댓글, 루머 등 때문에 어려운 시간을 겪으며 쌓인 응어리를 풀어내는 눈물이었다.
전인지는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내 상기된 표정을 유지했다. 때때로 웃을 때도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우승을 확정 짓고 인터뷰에 응하는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우승을 차지한 뒤 흘린 눈물 역시 기쁨보다는 힘들었던 지난 시간이 생각나 흘린 눈물 같았다.
그는 “우승이 확정된 순간 힘들었던 시절에 응원해주신 분들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며 “그동안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는데 이번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스스로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건강한 마음을 되찾기는 어려웠다. 오히려 자신을 가장 믿어주고 힘을 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을 느낀 전인지는 큰 상심에 빠졌다.
그는 “처음에는 포털사이트에 내 이름을 올라가는 자체로 기뻤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며 “골프 선수에 앞서 여자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너무 많았다. 최근 겪고 있는 우울증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최근 골프 선수들은 무분별한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LPGA 투어를 비롯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몇몇 선수가 공격의 대상이다.
전인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특정 선수를 깎아내리기보다는 같이 응원하고 힘을 주는 따뜻한 환경이 만들어지면 행복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