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 김혜윤 “밉상? 너무 미움 받지 않았으면”(인터뷰)

  • 등록 2018-12-14 오전 6:00:15

    수정 2018-12-14 오전 6:00:15

김혜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예능 프로그램을 캡처한)‘예서짤’ 알고 있어요. 친구들이 (스마트폰 메신저로) 많이 보내줬어요. 하하.”

활기찬 웃음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발랄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신인 배우 김혜윤(22)이었다.

종합편성채널 JTBC 금토 미니시리즈 ‘SKY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은 고급 주택 단지를 배경으로 과도한 입시 경쟁을 풍자하는 드라마다. 웰메이드란 입소문을 타고 6회 만에 자체 최고 시청률 8.9%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김혜윤은 강준상(정준호 분)-한서진(염정아 분)의 첫째 딸 강예서 역을 맡았다. 서울대 의대라는 목표와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 그는 사교육 열풍을 대표한다.

여기에 머문다면 소모적인 캐릭터에 불과하다. 그랬던 강예서에게 변화가 생긴다. 이웃으로 이사 온 황우주(강찬희 분)다. 황우주의 관심사는 강예서가 아닌 김혜나(김보라 분)다. 이들의 삼각 관계는 어른들에게도 영향을 주며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드라마 인물과 동명인 이유로 최근 회자되는 예능 한 장면. 예능에선 어른 입맛인 ‘예서’에 대한 놀라움의 표현이었다. (사진=MBC 예능프로그램 ‘아빠어디가’ 캡처 화면)
초반 강예서는 비호감 캐릭터에 가깝다. 오로지 이기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수가 틀리면 어른인 이수임(이태란 분)에게도 “형편없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 김혜윤은 “제가 연기하면서도 ‘이 친구가 참…’ 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고 웃었다. 동생 강예빈 역의 이지원과 리허설을 하면서 캐릭터가 아닌 실제 성격과 말투가 나와 당황하기도 했다고.

역할 탓에 악플도 종종 발견한다는 그는 “너무 미움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만큼 설득력 있는 연기를 했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도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그는 “모든 고등학생들이 학업 스트레스를 겪지 않나. 공감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연민이 묻어났다. “영악하거나 악의를 품은 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할머니에게 무시당하고 싶지 않고, 자존심이 너무 강한 나머지 자신의 말만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윤(사진=HB엔터테인먼트)
그런 강예서는 엄마 한서진 앞에선 “우리 공주님”이 된다. 애교도 부린다. 특유의 간절함 탓에 강예서를 안쓰러워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애잔하다는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너무 치우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조현탁)감독님의 말씀은 있었다”고 말했다.

목표 의식과 주체성은 캐릭터와 공통점이었다. 어린 시절 TV와 영화를 볼 때마다 꿈이 달라졌던 김혜윤은 중학교 3학년 때 “그렇다면 배우를 해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부모님은 ‘성적이 오르면’이란 단서를 달았다. “살면서 가장 열심히 공부를 한” 시기였다. 실제 성적이 올랐지만 실기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며 연기 학원에서 연기를 배웠다. 건대 영화과에 진학,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라이벌이 있으면 자극 받아 더 열심히 하는 건 예서와 비슷해요. 연기 학원에서 좋은 경쟁자를 많이 만났어요. 엄마와 단둘이 있을 때 어리광쟁이가 되는 것도요. 실제론 언니가 있어요.”

극중 엄마인 염정아와는 구면이었다. 내년 개봉 예정인 배우 김윤석의 연출작 ‘미성년’으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김혜윤은 염정아의 극중 딸 친구였다. 적은 분량이었음에도 김혜윤을 기억한 염정아는 ‘SKY캐슬’ 전체 리딩 날 “딸 친구였지?”라며 따뜻하게 맞아줬다. 김혜윤은 염정아에 대해 “평소엔 친근하고 털털한 선배님이다. ‘슛’ 소리와 함께 갑자기 한서진으로 몰입한다. 그 순간이 정말 멋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SKY캐슬’에는 각기 다른 다섯 가족이 나온다. 김혜윤을 포함한 2세들은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신인이다. 이 작품을 통해 다들 처음 만나 친구가 됐다. 극중 동갑내기이자 짝사랑 상대인 강찬희는 네 살 아래 동생이다. 극중 자전거를 피하려다 그의 무릎에 앉는 실수를 한다. 열일곱 소녀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다.

김혜윤(사진=방인권 기자)
“서너번 만난 이후 촬영한 장면이라 어색하진 않았어요. 그렇지만 카메라 세팅 때문에 계속 무릎에 앉아 있어야 했어요. 대화를 나누기도 애매하고 어디를 봐야할지도 모르겠고…. 민망해서 어쩔 줄 몰랐어요.”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낸 김혜윤에게 ‘SKY캐슬’ 속 세상은 충격이었다. 김주영(김서형 분) 같은 거액의 보수를 받는 학업 코디네이터가 존재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고. 그는 “10대 때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그땐 들리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풀어가야 할 이야기가 많다. 기대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연애의 발견’처럼 로맨스물을 해보고 싶다. 코미디가 섞인 로맨틱 코미디도 좋고요. 그리고 공포영화 팬이에요. ‘주온’, ‘컨저링’ 시리즈를 빼놓지 않고 봤어요.잘 할 자신 있습니다.”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김혜윤의 당찬 눈빛이 반짝 거렸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괴물 신인’의 시작이었다.

▷배우 김혜윤은… △출생=1996년 11월 10일 △데뷔=KBS TV 소설 ‘삼생이’(2013) △ 출연=OCN ‘나쁜 녀석들’(2014), tvN ‘도깨비’(2016)

김혜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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