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우리나라는 술 마시고 저지른 일도 ‘취하면 그럴 수 있지’라고 여길 만큼 음주 문제에 관대하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술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환경으로 인해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피해 역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의 93.2%가 타인의 음주로 피해를 받았다고 인식했으며 특히 66.7%는 음주로 인한 폭력행사(기물 파괴, 난동)로 두려움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 94.8%는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제한하는 정책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도립·군립공원 역시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음주행위 금지구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실제로 산속에서 단속은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음주행위만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술병을 지니고 있어도 술을 마시는 현장만 걸리지 않는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무형 원장은 “우리나라는 휴게음식점으로 등록된 편의점의 야외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는 것도 불법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여기지 못하는 것처럼 음주에 대한 관대한 사회 문화로 인해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9조 4524억원으로 흡연(7조 1258억원)보다 더 많으며 주취폭행, 음주운전 등 사회적 문제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며 “금연정책처럼 금주정책이 안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뿐만 아니라 음주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건전한 음주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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