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촌로의 낚싯대, 가을을 낚다…소정 변관식 '추경산수'

1960년대 작
청전 이상범과 근대 수묵산수화 양대산맥
거친 산세, 삐죽한 나무·풀 뻗쳐 그린 화풍
기암괴석이 날을 세운 산등성이서 내려와
보름달 뜬 갈대강변 근거리서 잡아낸 수작
  • 등록 2018-09-13 오전 12:10:00

    수정 2018-09-13 오전 12:22:13

소정 변관식 ‘추경산수’(사진=노화랑)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소정 변관식(1899~1976)은 조선 말기 한국화 전통을 이어낸 거장이다. 두 살 위의 청전 이상범(1897~1972)과 근대 수묵산수화로는 양대산맥을 이룬다.

청전이 잔잔한 붓질로 나지막한 언덕배기와 평온한 물을 어루만졌다면, 소정은 굵직한 필치로 거친 산세와 삐죽한 나무·풀을 뻗쳐 세웠다. 기질이 다르고 성향이 구별되며 화풍 또한 제각각이지만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한국적 서정성’이란 것. 자연에 파묻혀 잘 보이지도 않는 바지런한 촌로가 흐르는 세월을 붙들고 있는 것이다.

소정의 ‘추경산수’(1960년대)는 근거리에서 잡아낸 보름달 뜬 갈대강변의 전경. 어쩐 일인지 낚싯대를 드리운 사내의 어깨엔 시름까지 얹었다. 수직·사선구도 아래 기암괴석이 날을 세운 산등성이에서 내려보낸, 드문 화면이다.

붓에 먹을 엷게 찍어 윤곽을 만들고 다시 먹을 칠하는 ‘적묵법’, 진한 먹을 튀기듯 찍어 리듬감을 주는 ‘파선법’. 소정의 날 것 표현미학이 적나라하게 번져 강렬한 묵향을 풍긴다.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서 여는 기획전 ‘청전과 소정’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수묵담채. 130×128.5㎝. 작가 소장. 노화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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