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MAMA’에서 왜 울었을까

  • 등록 2018-12-17 오전 6:00:05

    수정 2018-12-17 오전 6:00:05

방탄소년단(사진=CJ ENM)
[홍콩=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올해 초 심적으로 힘들었다. 해체도 고민도 했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 다행이다. 마음을 다 잡아준 멤버들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고맙다.”(방탄소년단 진)

“올해 힘든 일을 겪으며 지난 시간을 뒤돌아 봤다. 우리 옆에 팬들과 많은 사람들 있음을 깨달았다. 때문에 힘낼 수 있었다.”(방탄소년단 지민)

“항상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매번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심장을 졸인다. 많이 힘들었고 많이 사랑 받았다. 보답하고 싶었다.”(방탄소년단 제이홉)

의외의 수상 소감이었다. 올해 20개가 넘는 트로피를 챙긴 그룹 방탄소년단(BTS)였다. 지난 1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홍콩 AWE(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열린 ‘2018 MAMA in HONGKONG’에서도 대상 격인 올해의 가수상을 포함해 5관왕에 올랐다. 이틀 전 열린 일본 ‘MAMA’까지 더하면 9관왕이었다. 가장 행복해야 할 순간 이들은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방탄소년단도 울고, 1만 여석 대부분을 채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도 울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의 주인공이었다. 오후 7시를 조금 넘어 무대에 홀로 오른 RM은 “음악은 우리의 열정을 표현하는 또 다른 수단”이란 영어 멘트로 시상식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멤버들이 수상할 때나 카메라에 잡힐 때마다 심장이 울릴 만큼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들이 무대에 오르는 동안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노래마저 아미들은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떼창’했다.

방탄소년단(사진=CJ ENM)
백미는 약 16분 동안 진행된 방탄소년단의 무대였다. 극장을 연상시키는 대형 조형물이나 수 십 명의 백댄서 등이 무대에 함께 올랐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의 힘은 물량공세가 아닌 안정적인 라이브와 파워풀한 댄스, 여유로운 무대 매너에 있었다. 멤버들은 돌출 무대까지 자유롭게 이용하며 팬들과 교감했다. 그들의 움직임에 공연장이 들썩였다.

자신감 넘쳤던 무대였던 만큼 이들의 눈물은 색달랐다. 특히 2018년은 방탄소년단에게 특별한 해였다. 지난 5월 발매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는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 ‘빌보드 200’ 1위에 등극했다. 빌보드가 이달 발표한 ‘올해의 톱 아티스트’ 차트에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가수 최초 UN 연설과 미국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 공연 등 각종 기록을 세웠다. ‘7년 징크스’를 깨고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도 체결했다.

방탄소년단(사진=CJ ENM)
왕관의 무게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높아진 인기와 함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렸다. 심지어 4년 전에 촬영한 화보가 문제시 돼 사과에 이르렀다. 군대와 같은 예민한 문제와 방탄소년단을 엮는 등 정치권의 흔들기도 있었다. 진이 언급한 ‘해체’는 박수 칠 때 떠나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과 맞닿아 있다. “가끔은 이 모든 두렵네 사랑하는 게 넘 많이 생겼기에”라는 방탄소년단의 ‘앙팡맨’ 가사에서도 읽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캠페인인 ‘러브 유어셀프’는 방탄소년단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방탄소년단은 중소기획사에서 이른바 ‘바닥’부터 시작했다. 그들은 데뷔 당시를 “보잘 것 없던 시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RM은 “4년 전 어느 날 방시혁 프로듀서가 조만간 ‘최고의 그룹’이 될 거라고 말해줬다. 작업실을 나가면서 멤버들과 ‘프로듀서님이 힘든가 보다’란 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들 역시 그들의 가능성을 믿지 못했던 시기임을 알 수 있다.

‘MAMA in HONGKONG’ 시작 전 공연장 밖에 모인 방탄소년단 팬들. (사진=김윤지 기자)
다행인 점은 이 같은 방황도 털어놓는 방탄소년단의 건강함이다. 아이돌은 언제나 에너지 넘치고 밝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방탄소년단은 또래가 겪는 고충을 솔직히 말함으로써 그들을 특별한 아이돌 그룹으로 만들었다.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위로였고, ‘아미’가 그들을 사랑하는 이유였다.

K팝을 좋아하는 또래 친구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다니엘(15) 군은 “2015년부터 방탄소년단을 좋아했다. ‘러브 유어셀프’라는 콘셉트에 큰 힘을 얻었다”며 “내년 홍콩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 단독 콘서트를 가기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고 웃었다. 한국 드라마로 한국어를 배웠다는 메리쉬(19) 씨는 눈물 자국이 뚜렷한 얼굴로 공연장을 나왔다. 방탄소년단을 통해 K팝에 빠졌다는 그는 “방탄소년단은 카메라 안팎에서, 또 무대 위에서 늘 같은 모습이다. 그런 진정성이 팬들을 사로잡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사진=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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