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꿈틀대는 맥·파먹은 골·솟구친 암…윤영경 '하늘과 바람과 땅'

2018년 작
채색 없이 수묵만으로 일군 압록·백두
날카로운 붓끝으로 산과 물 엉켜내고
산세 파고든 주름까지 장엄하게 펼쳐
  • 등록 2018-12-06 오전 12:10:00

    수정 2018-12-06 오전 12:10:00

윤영경 ‘하늘과 바람과 땅’(사진=윤영경)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여기는 하늘 바로 아래 어디쯤이다. 아니라면 깊고 광활한 이 산세를 다 품을 수 없었다. 바위인지 계곡인지, 물인지 구름인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 장대함을 한눈에 다 담을 수 없다.

작가 윤영경(43)은 하늘에서 본 산수를 그린다. 실제 눈에 보이는 풍경을 담아내는 진경산수다. 이 장관을 위해 가까이는 과천 관악산부터 멀리는 통영 남해까지 10년을 떠돌았단다. 그러다가 다다른 곳이 압록강과 백두산. ‘하늘과 바람과 땅’(2018)은 중국 지린성에서 내려다본 거대하고 호쾌한 민족정기다. 장엄한 풍광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길게 빼낸 ‘횡권산수’로 완성했다.

채색을 하지 않는 건 작가 특유의 화법. 꿈틀대는 맥, 등성이를 파먹은 골, 뾰족하게 솟구친 암까지 오로지 수묵만으로 일궈낸다. 날카로운 붓끝도 빼놓을 수 없다. 펜화라 해도, 목판을 긁어낸 칼질이라 해도 믿을 정도다. 먹의 번짐이나 농담에 기대는 대신 산세를 파고든 주름까지 한 결씩 잡아낸 ‘준법’을 쓴 덕이다. 맞다. 하늘과 바람과 땅은 이렇게 엉켜야 하는 거다.

10일까지 서울 중구 세종대로 조선일보미술관서 여는 개인전 ‘하늘과 바람과 땅’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수묵. 156×295㎝. 작가 소장·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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