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덕환 “공식 암기 위해 A4용지 100장…‘척’ 못해요”(인터뷰)

  • 등록 2019-01-18 오전 6:00:10

    수정 2019-01-18 오전 6:00:10

류덕환(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하루 전날 대본이 나왔는데, 엄청난 수학 공식이었다. 중요한 부분이라 하더라. 밤새 A4용지 100장 넘게 썼다. 오랜만에 공부를 하니 팔목이 아팠다. 끝내 해내니까 후련했다. 방송엔 몇 초 안 나왔다. (웃음)”

천재라는 말도 충분하지 않다. 비상한 머리에 올곧은 성품, 유쾌한 성격까지 완벽에 가까운 ‘초천재’다. 매번 죽을 위기를 넘기며 사람들을 구한다. 그렇게 9년을 살았다. 연기하는 배우는 평범한 인간이기에 쉽지 않았다. 지난 10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OCN 수목 미니시리즈 ‘신의 퀴즈: 리부트’(극본 강은선·연출 김종혁)의 류덕환(33)이다.

2010년 첫 방송한 ‘신의 퀴즈’는 법의관 사무소 촉탁의 한진우(류덕환 분)와 희귀병을 중심으로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나간다. 장르물이 드물던 시기, OCN을 대표하는 장르물로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5개 시즌을 거쳐 오며 류덕환이 곧 한진우가 됐다. 지난 시즌과 4년이란 시간적 간격이 있는 까닭도 그의 군 복무였다. “이제 팬들과 하나가 된 느낌”이라고 웃었다.

여전히 ‘초천재’ 캐릭터는 만만치 않았다. 전문 용어가 섞인 압도적인 분량의 대사는 기본이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이야기의 규모가 커졌다. 감정적인 소모는 비례했다. 시즌이 끝날 때마다 “다시는 ‘신의 퀴즈’를 하지 않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다. 요령을 피우는 방법도 있지 않느냐고 묻자 “하는 척이 안 되는 모난 성격이다. 주어진 것을 온전히 해낼 때 연기에 몰입할 수 있다”고 답했다.

류덕환(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이번 시즌은 인공지능(AI)을 소재의 한 축으로 삼았다. 때 마침 “슈퍼컴퓨터에 대한 재미를 느낄 시기” 대본을 받았다. 일각에선 시리즈의 중심인 희귀병이 다소 밀려났다는 지적도 있었다. 매 시즌 숙제라는 속내를 털어놨다. 그대로 갈 수도, 엄청난 변화를 줄 수도 없는 시즌제의 딜레마였다. 그는 “적정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주인공의 가치관과 철학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의 퀴즈’는 류덕환에게 일종의 기록소다. 20대 초반 앳된 모습부터 의젓함이 느껴지는 이번 시즌까지 다양한 얼굴을 만날 수 있다. 1992년 MBC ‘뽀뽀뽀’로 데뷔해 아역으로 청소년기를 보낸 류덕환이 어떻게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는지 엿볼 수 있다. 더욱 성숙해진 연기에서 지난 고민과 노력이 읽힌다. 최근에는 작품을 대하는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탁월한 연기력에 유연함까지 장착한 셈이다.

“20대에는 고집이 많았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잘하는 게 중요했다. 지금은 대중이 원하는 선택을 따라가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한다. 거울을 보지 않으면 스스로 볼 수 없다. 주변이나 패들의 말에 귀를 열어보자는 마음이다.”

신년 목표를 묻자 대뜸 ‘결혼’이란 답이 돌아왔다. 만나는 사람이 있느냐는 질문은 웃음으로 대신했다. 군대 시절 받은 팬레터를 언급했다. 17세 소녀 팬이 보낸 혼인 신고서였다. “제 칸만 비워져 있었다. 처음엔 귀엽다 생각했는데 다음날 되니 무서웠다”고 너스레를 던 후 “나를 변화시켜주는 사람에 대한 끌림이 있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오는 4월 MBC 새 월화 미니시리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대기업 변호사로 분한다. 지난 2017년 12월 전역 후 영화 ‘국가 부도의 날’, 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신의 퀴즈:리부트’에 이어 네 번째 작품이다. 쉼 없는 행보였다.

“선과 악이 명확한 작품 안에서 홀로 불분명한 인물이다. 궁금증을 유발한다. 저도 그런 캐릭터는 처음이다.”

‘연기 거인’ 류덕환의 또 다른 도전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류덕환(사진=씨엘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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