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명량' 흥행대첩···세 가지 '힘'

  • 등록 2014-08-06 오전 7:45:42

    수정 2014-08-15 오전 4:09:27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쫓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대중문화계에 이순신 장군 열풍이 뜨겁다. 불씨를 당긴 작품은 최민식 주연의 전쟁 액션 사극 ‘명량’이다. 이 영화는 개봉 7일 만인 지난 5일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 오프닝 스코어(68만 명), 역대 최고 평일 스코어(98만 명), 역대 최고 일일 스코어(125만 명), 최단 100만(2일)·200만(3일)·300만(4일)·400만(5일)·500만(6일) 돌파 등 개봉 첫날부터 6일 연속 신기록을 쏟아내며 무서운 기세로 관객을 끌어모았다. 한국영화 역사상 유례가 없던 성적표다.

업계에서는 ‘명량’이 올해 처음이자, 한국영화로는 통산 10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개봉 초반 파괴력이 ‘명량’ 만한 작품이 없었고, 개봉 2주차에도 예매율이 70%를 웃돌고 좌석점유율은 80%를 상회하는 등 흥행세가 여전해 1500만 영화의 탄생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다.

‘명량’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걸까. 폭발적인 흥행의 원동력을 분석했다.

이순신의 힘···‘영웅 리더십’ 민심 끌어안아

‘명량’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 가운데 정유재란을 배경으로 했다. 당시 백의종군하던 이순신 장군은 삼도수군통제사로 다시 부임해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적선을 소탕했다. 명량에서 패배했다면 일제 식민지가 300여 년 앞당겨졌을 수 있다는 의견이 존재할 정도로 명량대첩은 조선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전쟁으로 일컬어진다.

‘명량’의 일등공신은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인 이순신이다. 그동안 이순신을 소재로 한 소설(김훈의 ‘칼의 노래’)·드라마(김명민 주연의 ‘불멸의 이순신’) 등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던 사실을 떠올리면 한국인이 얼마나 이순신을 위대하게 생각하며 존경하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영화 속 배경이 된 바다는 울돌목이라고 불리는 화원반도와 진도 사이 해협으로, ‘구조자 0명’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맹골수도 인근이다. 영화에는 사고 이후 구조 과정에서 수없이 들었던 ‘대조기’(조류 흐름이 가장 강해지는 시기) 등의 용어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열패감에 시달려온 국민들이 과거 우리 역사에 실재했던 이야기를 통해 바닥으로 떨어진 국민성과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풀이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이순신은 내우외환 속에서도 ‘필생즉사 필사즉생’의 도전정신으로 의리·애국 등의 가치를 실천한 영웅”이라며 “요즘 사람들이 이순신에 열광하는 이유는 이상적인 리더십에 대한 갈망 혹은 역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민식의 힘···혼신을 다한 연기에 열광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의 진정성도 영화의 힘을 키웠다. ‘명량’은 제작비가 200억 원 가까이 들어간 대작이다. 손익분기점은 600만 명. 메가폰을 잡은 김한민 감독은 책에서는 보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충성·의리·조국·희생 등의 가치를 이순신을 통해 보여주길 원했다. 61분에 달하는 해상전투장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후반작업에만 1년여를 매달렸다. 그동안 이순신을 소재로 한 영화·드라마는 있었지만 전쟁 신을 영상으로 구현해낸 작품은 ‘명량’이 처음이다.

영화에서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최민식은 국민적인 영웅을 티끌만큼도 욕보여선 안 된다는 책임감에 극심한 강박에 시달리면서도 고통 속에 임무를 완수해냈다. 김한민 감독의 전작인 ‘최종병기 활’에 이어 ‘명량’에 출연한 류승룡은 결과가 뻔한 패병 장수 역할을 맡는 의리와 용기, 희생을 보였다. 탐망꾼 임준영과 그의 아내 정씨 여인으로 분한 진구와 이정현은 적은 분량에도 혼신을 다하는 연기 열정으로 감동을 안겼다.

관객의 힘···기록이 기록을 낳았다

‘명량’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배급망을 갖춘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작품이다. 극장에 관객이 몰리는 성수기에 개봉했다.

영화의 폭발력을 키운 것은 입소문이었다. 개봉 전 기대치는 ‘명량’에 일주일 앞서 개봉한 하정우·강동원 주연의 사극 ‘군도: 민란의 시대’(군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개봉 첫 주 파급력은 ‘군도’ 역시 막강했다. 흥행을 가른 것은 영화를 본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군도’가 6점대의 낮은 평점을 기록한 반면 ‘명량’은 개봉 2주차에도 8점대 후반, 상업영화로는 이례적으로 높은 관객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명량’은 이러한 입소문에 힘입어 첫날부터 새로운 흥행 기록을 매일같이 쏟아냈는데, 이는 영화의 파급력을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극장에 관객이 몰리는 성수기에 ‘요즘 가장 흥행하는 영화’ ‘반드시 봐야 할 영화’로 자리매김한 것이 주효했다. 말하자면 기록이 또 다른 기록을 낳은 셈이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이순신이라는 소재에 영화적인 힘이 더해진 결과”라면서 “앞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로, 역시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광해’와 달리 ‘명량’은 철저히 관객의 힘으로 스크린을 늘려 뒷심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작인 ‘해적’과 ‘해무’의 흥행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개봉 2주차에 1000만 관객을 넘어 한국영화 최고 기록(‘괴물’ 1301만) 경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영화 ‘명량’을 보기 위해 극장에 몰린 사람들.(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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