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금융 이자소득 세율 25→14%로 인하
|
P2P 대출은 돈이 필요한 사람과 빌려주려는 사람을 온라인에서 직접 연결하는 신종 금융 서비스다. 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을 끼지 않아 중간 비용을 줄이고 서민·영세 사업자 등도 대출 서비스를 비교적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간 업계는 정부가 P2P 대출에만 높은 세금을 물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토로해 왔다. 과세 당국이 P2P 대출 투자로 발생한 이익을 대부업자 등으로 등록하지 않은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인 ‘비영업 대금의 이익’으로 간주하고 이자 소득세율 25%(지방소득세 포함 27.5%)를 적용해서다. 일반 은행 예금 이자나 주식 배당 소득은 14%(지방소득세 포함 15.4%)를 이자로 떼이지만, P2P 대출 투자자에겐 사채업자처럼 훨씬 많은 세금을 물린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법을 개정하면 P2P 대출 투자 이익에 붙은 세금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개인 투자자가 P2P 대출 상품에 1000만원을 투자해 연간 이익 100만원이 발생하면 업체가 이익금액의 27.5%인 27만5000원을 이자소득세로 국세청에 대신 납부하고 투자자에게는 72만5000원만 지급한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부담해야 할 세금이 15만4000원으로 44%나 줄어든다.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근로·사업소득 등과 합쳐 소득이 많을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종합 과세를 하는데, 정부가 당초 금융소득 종합 과세 기준인 소득 금액을 1000만원으로 내리려다가 그대로 유지키로 한 것도 P2P 투자에 긍정적인 점이다.
업계에선 이번 소득세법 개정으로 앞으로 투자 유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태영 한국P2P금융협회장은 “P2P 금융 투자에 따른 소득을 비영업 대금의 이익으로 보는 것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였다며 “향후 P2P 금융 투자 수익률 개선으로 신규 투자자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도·투자자 보호 미흡…“법 테두리 넣고 감독 강화해야”
|
문제는 P2P 업계의 양적 성장에 비해 제도 정비나 투자자 보호 등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이다. 세금 혜택 확대가 자칫 무분별한 투자를 부추겨 소비자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P2P 금융 전문 연구업체인 ‘크라우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P2P 금융 업체는 모두 209개, 누적 대출액은 3조6534억원에 달한다. 2년 전인 2016년 6월 말(37개, 1930억원)보다 업체 수는 5.6배, 대출액은 18.9배 급증했다.
P2P금융협회 소속 61개 회원사의 6월 말 기준 대출 잔액은 9855억원인데 이중 4209억원(42.7%)이 빌라·상가·수익형 호텔 등 건축 자금 대출 계약에 투자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상품에 몰려 있다. 부동산 경기 하락에 따른 투자금 부실화나 연체 우려가 큰 것이다. 또 최근에는 펀듀·헤라펀딩·폴라리스펀딩 등의 P2P 업체가 줄줄이 폐업하거나 대출 사기·직원 잠적 등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업계 신뢰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제도권 밖에 있는 P2P 금융을 법 테두리 안에 넣어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이를 목적으로 현재 국회에 발의한 P2P 대출 관련 법률안만 모두 4개다. 이 중 하나는 최근 새로 진용을 갖춘 20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계류 중이었던 법안의 입법 논의에도 속도가 붙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