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제 도시공원’...국토부, ‘공공주택지구’ 지정으로 돌파

내년 7월 시행 앞두고..LH사업 연계 수요 조사
공공기관이 시행사, 행정절차도 간소
땅주인 민원 해결, 주택 공급 효과
지정 실패땐 '일몰제' 적용 불가피
  • 등록 2019-04-22 오전 4:00:00

    수정 2019-04-22 오전 4:00:00

20년 넘게 사업을 진행하지 않은 도시공원은 자동으로 해제되는 ‘도시공원 일몰제’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일몰제가 적용되는 대구시 달서구 내 ‘장기공원’ 일대.(사진=대구시 달서구 제공)
[이데일리 박민 기자] 정부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해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을 ‘공공주택지구’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로 지정하기 위한 ‘극약 처방’에 나섰다. 오랫동안 토지 보상 등 사업 추진이 되지 않아 공원부지에서 해제될 위기에 놓인 땅을 사들여 기존 계획대로 공원도 짓고, 주택 공급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각 지자체의 해묵은 과제였던 공원 땅 주인의 보상 관련 장기민원을 해결하고, 난개발도 막고 주택도 공급하는 ‘일거양득의 해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토부 “6월내 공공주택지구 확정 계획”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5일 각 지자체에 ‘장기미집행 공원시설과 LH사업 연계 수요 조사’라는 제목의 비공개 공문을 보냈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나 공공주택지구로 활용 가능한 장기미집행 공원부지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이후 국토부는 지난달 22일까지 각 지자체의 답변을 접수받고,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 공원부지에 대해 지구 지정으로 적합할 지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사업이다 보니 지자체 수요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한 것”이라며 “LH에서 사업성 조사가 끝나면 올해 상반기 내에 구체적인 대상지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지자체가 공원부지로 계획했으나 예산 부족 등으로 장기간 사업 추진(토지 보상 등)을 못하고 있는 공원이다. 이러한 도시공원이 지정 후 20년 동안 사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자동으로 지정 효력을 상실하게 한 제도가 ‘일몰제’다. 2020년 7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일몰제가 시행되면 그간 가로막혔던 건축행위도 풀리면서 개인이 소유한 등산로 입구, 약수터 등의 공원 땅은 일반인의 출입을 막고 부지 개발을 할 수 있다. 그야말로 난개발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 같은 우려를 타개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가 장기 미집행 공원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나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이다. 애초 계획대로 공원도 그대로 보존하면서 일부 토지를 활용해 공공주택도 짓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법률상 지구지정을 하고 새로운 계획이 결정이 되면 기존의 도시관리계획이나 도시기본계획 변경이 의제 처리된다. 즉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내년 7월부터 적용하는 ‘도시공원 일몰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셈이다.

올 상반기 안으로 대상지가 선정되면 주민 공람 및 관계기간 협의를 거쳐 지구 지정을 하게 된다. 이후 LH는 공원 땅주인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해 기존 미집행 공원 부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지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땅에는 공공주택을 지어 사업비를 충당하게 된다.

특히 이 방식은 각 지자체에서 일몰제를 대비해 추진하고 있는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과 방식이 유사하지만 시행사가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공공성 확보에 차이가 있다. 또 민간사업자 지정에 따른 특혜 시비 등의 부작용도 해소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이 방식은 민간공원조성 특혜사업이 안고 있는 사업사 선정 등의 특혜 시비를 피할 수 있는 보완책이 될 것”이라며 “특히 부지 매입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자체의 경우 공원 조성은 물론 땅주인의 보상 관련 민원도 한꺼번에 해결하는 일거양득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간소한 행정절차로 내년 7월까지 1년 반도 채 남지 않은 도시공원 일몰제에 대비할 수 있는 극약처방으로 꼽힌다.

민간이 특례사업을 진행하는데 걸리는 행정절차는 최소 18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이다. 반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나 공공주택지구 지정은 주민공람 및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빠르면 연내에 가능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목표는 올 연말 또는 내년 실효되기 전까지는 지구지정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전국 장기미집행 공원 매입비만 40조 추산

다만 지구 지정에 실패할 경우 시간 여건상 일몰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자충수에 빠지게 되는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지구지정 과정에서 향후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반발하는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히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내년 7월 실효를 앞둔 장기 미집행 공원부지는 전국에 총 2156곳, 367.6㎢에 달한다. 이를 사들이기 위한 순수 토지 매입 비용만 총 4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독자적인 출구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공원토지 전체 보상’ 기조 아래 이번 국토부 수요도 조사에 대상지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할 경우 공공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데 현금기부채납 방식이 가능하다”며 “이 비용과 국비 보조금을 통해 공원부지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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