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파문의 또 다른 주인공 박성훈, 그는 지금...

  • 등록 2008-11-18 오전 8:28:28

    수정 2008-11-18 오전 9:58:19

▲ 박성훈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좌완투수 박성훈(26). 얼마 전까진 삼성 소속 선수였지만 지금은 조금은 낯선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는 며칠 전부터 야구판을 시끄럽게 달구고 있는 트레이드의 한 축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에겐 별 관심이 없다. 그저 매년 1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는 국가대표 좌완투수(장원삼)가 30억원의 역대 최고액에 팔려갔다는 사실에만 열을 올릴 뿐이다.

더군다는 지금 서 있는 자리에 언제까지 머물게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상 초유의 트레이드 승인 거부 사태가 벌어지면 그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박성훈은 "그저 담담하다"고만 했다.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한 빠른 체념. 또한 언제 어디서건 자신의 노력이 없으면 이겨낼 수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땐 좀 멍했다. 주위에선 오히려 내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위로도 해줬지만 결국 다 똑같다. 내가 잘하지 못하면 어디서건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저 빨리 새로운 팀에 적응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다행히 새로운 팀에선 그를 매우 따뜻하게 맞아줬다. 김시진 히어로즈 감독은 "많이 가르쳐줄테니 열심히 해보자"며 등을 두드려줬다. 박성훈은 "누구 할 것 없이 모두 편안하게 대해준다"는 말로 고마움을 대신했다.

19일 KBO 이사회에서 트레이드가 승인받지 못하면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 만에 하나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진다면 그의 겨울은 더욱 차가워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박성훈은 담담했다. "그런건 신경쓰지 않는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결정이 날 것이다. 미리 걱정하거나 하고 싶지 않다. 그저 결정되는데 따라서 움직이면 그만"이라고 답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엔 어디서건 빨리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2005년 계약금 1억5,000만원을 받은 그는 적잖은 기대를 모았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그해 팔꿈치 부상으로 결국 수술대에 올랐고 2년간은 군복무와 재활로 보내야 했다.

그리고 2008년, 제대와 함께 새출발을 기약했지만 기대만큼 공을 뿌리지 못했다. 고작 1군에선 2경기에 등판, 2이닝 2실점. 방어율 9.00이 그의 성적표다.

박성훈은 "신인때는 멋 모르고 던졌고 올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제대로 못했다. 하지만 포기할 순 없다. 일단 내가 야구라는 운동을 택한만큼 최선을 다해보고 싶다"며 "수술 이후 공을 던질 수 있을지마저 불투명했을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 힘든 시기도 이겨낸만큼 미리 두려워하거나 고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어쩌면 그는 우리네 모습을 많이 닮아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고단한 삶. 그렇다고 손 내밀어 위로를 건네는 이도 없다.

그러나 주저앉아 눈물을 훔치고만 있을 순 없다. 그냥 다시 일어나 그저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한다. 아직 희뿌연 안갯속이지만 이 길의 끝엔 분명 보다 나은 내일이 있을거라 믿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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