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우주공간 4분의 1 '암흑물질' 연구 전기 마련

IBS 지하실험연구단, 이탈리아 다마팀 반박 근거 발표
"실험장비 자체 개발, 독립적 실험 수행에 학계 주목"
  • 등록 2018-12-06 오전 3:00:01

    수정 2018-12-06 오전 3:00:01

강원도 정선 소재 지하실험실 엘레베이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미지의 대상’인 암흑물질에 대한 과학계의 오랜 논란을 검증할 단초를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해외 연구팀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연구성과를 반박할 기반을 마련, 우주 공간의 4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물질에 대해 학계 나아갈 방향을 새로 제시했다는 평가다.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는 IBS의 지하실험 연구단이 이끄는 코사인-100 공동연구협력단이 암흑물질 검출 실험설비를 독자 개발하고,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윔프(WIMP) 입자의 흔적에 대한 연구결과를 반박할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성과를 정리한 논문은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 IF 42.351)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우주의 26.8%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은 우주의 진화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지만, 과학계는 아직 그 존재를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암흑물질의 발견이 곧 노벨상 수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학계의 관심이 높지만, 지금까지 암흑물질의 흔적을 발견한 건 이탈리아 그랑사소 입자물리연구소의 다마(DAMA) 실험이 유일했다.

1998년 첫 실험 이후 다마 팀은 20년 동안 암흑물질 윔프의 신호를 포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연구팀이 이에 대해 검증한 적이 없어 다마 팀이 관측한 신호가 정말 암흑물질인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지하 700m 깊이 실험실에서 2016년부터 다마 팀의 실험을 검증하기 위한 ‘코사인-100’ 실험을 시작했다. 고순도 결정에 암흑물질이 부딪혔을 때 내는 빛을 바탕으로 암흑물질의 존재를 규명하기 위한 실험이다.

연구단은 다마 팀과 동일한 결정을 이용하는 검출기를 독자 개발한 뒤, 다마 팀보다 안정적인 검출환경을 만들기 위해 외부의 잡신호를 줄이고 내부에서 발생하는 방사능도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다. 또 기계학습을 접목해 인공지능(AI)으로 잡신호를 골라낼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코사인-100 검출기가 초기 59.5일(2016년10월 20일~12월 29일)간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번 논문을 작성했다. 연구단은 다마 팀이 발견한 신호가 암흑물질에 기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이현수 부연구단장은 “암흑물질의 발견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리지식에 영향을 줄 놀라운 사건”이라며 “다마 실험을 완벽히 재현할 검출기를 자체 개발해서, 독립적인 실험을 시작했다는 것 자체에 학계가 주목했다”고 말했다.

연구단은 또 향후 추가 데이터를 확보해 5년 내 다마 팀의 주장을 완벽히 검증 혹은 반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윔프(WIMP)-핵자 충돌 단면적 결과 그래프. IBS 지하실험 연구단은 암흑물질의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윔프와 나트륨/요오드간 충돌에 대한 코사인 실험 초기 59.5일간의 데이터를 통해 이탈리아 다마 팀의 기존 연구결과를 반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코사인 검출기의 모식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초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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