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용광로서 봤다 녹아내리는 인생"…김수수 '불'

2018년 작
불·재·공간…극과 극 조화 만든 색면추상
쇳덩이 사라지게 한 용광로서 끌어온 불
화면에 데려와 '전면일필법'으로 다스려
  • 등록 2019-01-15 오전 12:10:00

    수정 2019-01-15 오전 12:10:00

김수수 ‘불’(사진=김수수)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뜨겁다. 들여다보고 있자니. 닥치는 대로 녹여버릴 듯한 이글거림이 느껴지는 거다. 그러다 불현듯, 스르르 사라진다. 끝났나 보다. 다 태우고 태워 재조차 남기지 않고.

이 극과 극의 조화를 이끌어낸 이는 젊은 작가 김수수(26). 지난해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하며 요즘 화단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불’(2018)은 최근 그 중심에 놓인 색면추상 시리즈 중 한 점. 100호 규모에 불과 그 불이 남긴 재, 재까지 날린 허연 공간을 대비시켰다.

‘불’에 불을 놓자 한 계기는 용광로에서 흐느적거리며 녹아내리는 쇳덩이를 본 것이었단다. 한순간 덧없이 스러지는 우리 인생과 다를 바 없구나 싶었단다.

미니멀한 구성은 최소화한 붓질이 만들어냈는데 방식은 이렇다. 기본 밑칠을 한 유화물감과 물에 묻혀 펴 바른 붓의 반발작용, 숱한 반복으로 다진 단단한 바탕 위에 5~6개를 묶어 만든 대형 붓으로 화면 전체를 한 번에 쓸어내리는 ‘전면일필법’의 마무리.

뜨거운 화(火)를 밀어 올리는 것도 식혀 내리는 것도 결국 붓이었다.

21일까지 서울 중구 세종대로길 조선일보미술관서 여는 개인전 ‘불-침묵의 언어’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162.2×112.1㎝. 작가 소장·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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