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일 코스피 지수는 그간의 급락을 딛고 상승 마감에 성공했습니다. 14일엔 전 거래일 대비 0.14%, 15일엔 0.53% 상승하며 시장에 안도감을 가져다줬죠.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지난 9일엔 3%대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양국이 긍정적인 태도로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다시 오른 겁니다. 연일 강경한 태도를 보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오후 “중국과 무역협상이 성공적이었는지 여부를 3~4주 안에 알게 될 것”이라며 “나는 아주 성공적일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힌 게 전해진 데 따른 것이죠.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반등을 마냥 반기긴 어려운 분위기라고 입을 모읍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한 다음 달 1일 이전까지 양국 간 협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금융시장 움직임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 시장이 데드 캣 바운스인지 추세 전환인지는 협상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정책이 주가지수의 변동성을 설명하지 못하게 되면서 주식시장을 경제로 설명하는 이코노미스트의 역할이 현저히 줄어들고 정치와 지정학 전문가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고 전합니다. 펀드매니저들이 펀드성과를 고객에게 설명할 때도 전문 영역인 개별종목 얘기가 의미 없어지고 자신들에게는 생소한 정치와 지정학 관련 얘기를 할 수밖에 없어지면서 투자자들이 공모 주식형 펀드를 외면하는 현상이 가속화됐다고도 합니다.
하루는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처럼 말했다가도 다음날엔 거래가 파기됐다고 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얼굴’에 코스피 시장은 시름이 깊어지고만 있습니다. 지금의 급락 후 반등이 추세적 움직임일지, 단순히 죽은 고양이의 튀어오름인지 결국은 다가올 미래가 대답해줄 겁니다. 다만 그 때까지는 경제를 분석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얘기해야만 하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종잡을 수 없는 정치 이벤트에 춤추는 코스피 시장의 종착점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안갯속 장세 속에 당분간 투자자들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는 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