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헬리오시티 '입주 폭탄'에 서울 동남권 전세 '초긴장'

송파구 전셋값 5주째 내림세
9·13 대출규제로 입주잔금 마련못해
집주인들 입주 임박해 전세물량 '봇물'
헬리오시티 84㎡ 두 달 새 1억원 하락
  • 등록 2018-12-06 오전 4:00:00

    수정 2018-12-06 오전 4:00: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 시내 단일 단지로는 최대 규모(총 9510가구)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옛 가락시영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올 연말로 예정된 입주 개시를 앞두고 전세가격이 두 달 새 1억원 가까이 빠졌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송파 헬리오시티 입주가 서울 동남권 전세시장에 태풍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헬리오시티 전셋값 최고 9억→6억원대로

현지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의 전세 매물은 6억5000만원에서 7억원 사이에 나와 있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전셋값이 7억5000만원에서 8억원에 달했으나 입주가 다가오면서 두 달 새 1억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짜리 84개 동에 총 9510가구로 조성하는 매머드급 단지다. 이 가운데 1558가구가 지난 2015년 말 일반분양했다. 단일 단지로는 서울 최대 규모다. 주택형은 초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하며 전용면적 84㎡형이 5132가구로 절반을 넘는다. 12월 31일부터 2~3개월 안에 순차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 입주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준공 승인을 위한 재건축 조합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해소되면서 전셋값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이 단지는 아파트 재건축조합과 입주자협의회 간 갈등으로 입주를 한 달 앞둔 지난 주까지 입주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조합이 지난 1일 임시총회를 열어 사업시행계획 변경 안건 등을 88.7%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송파구청이 준공 승인을 내리면 이달 31일부터 입주할 수 있게 된다. 단지내 아직 철거되지 않은 ‘마’동 별점상가가 현재 보상 문제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실제 입주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정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거나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지 않으면 헬리오시티 단지 전체에 대한 준공 심사는 불가능하지만 구청장 직권으로 임시 사용 승인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하락 징후를 보였다.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잔금을 치르기 어려운 집주인들이 서둘러 세입자를 구하려고 싼 값에 전세 매물을 내놓았던 것이다. 지난 9월 이 아파트 전용 84㎡ 전셋값은 최저 6억4000만원에서 최고 9억원 선이었는데, 현재는 호가가 6억원대에서 7억원대로 내려앉았다. 자금 여유가 있어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받길 원하는 집주인들이 전셋값 하락 저지선 역할을 했지만, 막상 1만여가구에 달하는 단지의 입주가 눈앞에 닥치다 보니 이 저지선마저 무너진 것이다.

인근 S공인 관계자는 “몇 달 전에는 자금 사정이 급한 집주인들이 연체 이자를 감당할 수 없어 전세로 급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이따금 있었는데 지금은 제값을 받고 싶어 하는 집주인들도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며 “입주일이 다가오면서 워낙 많은 물량이 한꺼번에 풀리다 보니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9·13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강화도 전셋값 하락에 한몫하고 있다. 가락동 H공인 관계자는 “규제지역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내려가는 등 대출 규제가 9·13 대책 전보다 강화되면서 입주 잔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전세로 돌려 잔금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주인이 집을 쉽게 처분하지 못하는 것도 헬리오시티 전셋값 하락에 기름을 붓고 있다.

헬리오시티 입주를 앞둔 박모씨는 “이 아파트를 산 사람 중 2주택자들이 많아 전세를 놓는 수요가 꽤 많다고 들었다”며 “전세로 들어오고 싶어도 1주택자의 경우 전세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 요새 대출이 어렵다. 공급은 넘치는데 수요가 그에 못 미치니 전셋값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아파트 전경. 사진=HDC현대산업개발
“양도세 부담에 집 처분 미룬 주인도 많아”

송파 헬리오시티에서 촉발된 전셋값 하락세는 송파구 주변 단지로 번지고 있다.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전셋값이 지난 10월 8억5000만원에서 지금은 8억3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위례신도시에 들어선 위례중앙푸르지오 1단지 전용 84㎡도 6억3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한달 새 3000만원 빠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마지막 주(26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4% 내리면서 5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헬리오시티발(發) 전셋값 하락이 송파구는 물론 인접 강동구까지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강동구는 지하철 9호선 노선 연장으로 송파구와 더 가까운 생활권으로 묶인 데다 강동구 자체의 내년 입주 예정 물량도 1만896가구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송파 헬리오시티를 포함해 내년에는 송파구와 강동구에서 무려 2만여가구가 입주한다”며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 말도 있듯이 서울 동남권 아파트 전세시장은 당분간 약세 장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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