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이 경쟁”…4년차 J리거 박정수가 전하는 용병의 삶

  • 등록 2019-01-17 오전 7:34:54

    수정 2019-01-17 오전 7:34:54

박정수. (사진=임정우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용병 생활 4년차…다시 생각해보니 일본에서 편하게 보낸 시간이 없네요.”

한국에서 온 발밑과 제공권이 좋은 수비수. 2016년 일본 프로축구 J리그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서 데뷔해 2018년부터 가시와레이솔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정수에게 붙은 별명이다. 경희고-경희대 출신인 박정수는 2015년 여름 J리그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인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 연습생으로 입단했다. 연습생으로 팀에 들어간 박정수가 팀에서 자리를 잡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프로 무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일본어를 배우고 근력 운동을 하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노력의 결과는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박정수는 프로 데뷔 첫해 리그와 컵 대회를 포함해 25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주축으로 거듭났다. 박정수가 신인임에도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이다. 박정수는 본업인 중앙 수비수는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소화할 수 있다. J리그 데뷔전도 중앙 수비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치렀다. 그는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간 덕분에 프로 첫 시즌부터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었다”며 “두 포지션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다른 만큼 너무 재미있다. 둘중 어떤 포지션에 나서도 1인분 이상의 몫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정수의 자신감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그는 매주 선발 경쟁을 치르면서 실력으로나 정신적으로 한 단계 성장했다. 그는 “일본에 용병으로 온 만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다”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시즌 중에는 마음 편하게 쉬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항상 축구만 생각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축구를 잘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정수가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모두 소화하게 된 시기는 대학교 때다. 박정수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러나 대학 진학 후 중앙 수비수로 주 포지션을 변경했고 수비에 대한 경험치를 쌓았다. 그는 “발밑이 좋은 중앙 수비수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며 “처음에는 수비수로 나서는 게 어색했지만 이제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 대학 시절의 경험이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장의 무기가 됐다”고 활짝 웃었다.

박정수는 현대 축구가 원하는 발밑 좋은 수비수다. 그는 짧은 거리의 패스는 물론이고 반대편 측면으로 돌아 뛰는 공격수를 향해 찔러 넣는 롱패스가 장기다. 여기에 188cm의 큰 키로 상대방을 눌러 찍는 제공권까지 J리그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들이 까다로워하는 수비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박정수는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있다. 그는 “다른 수비수들보다 발밑과 제공권은 좋지만 아직 수비력이 부족하고 잔 실수가 잦다고 생각한다”며 “정확한 빌드업을 고집하다가 하는 실수가 몇 번 있었던 만큼 이 점을 집중적으로 고치려고 한다. 이외에도 단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맨마킹, 위치 선정 등을 보완해 단점이 없는 수비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0월 박정수는 소속팀 가시와레이솔이 J2로 강등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2017년 겨울 큰 기대를 받고 가시와레이솔로 이적한 만큼 박정수는 팀 강등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팀의 강등을 막지 못해서 마음이 무겁다”며 “J리그1 다른 팀으로 갈 수도 있지만 가시와레이솔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남기로 했다. 올해 꼭 팀을 다시 1부 리그로 승격시킬 수 있도록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강조했다.

팀 승격과 함께 박정수가 마음 속에 품고 있는 2019년 목표는 태극마크다. 그는 그동안 국가대표와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국가대표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축구를 시작한 뒤로 항상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했다”며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가 최후방부터 빌드업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인 만큼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분명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운동장을 누비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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