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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일(한국시간) “기성용이 전날 훈련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에 통증이 재발했다”며 “검사 결과 부상 회복이 더딘 것으로 나타나 소속팀으로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7일 필리핀과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쳤고 조별리그 2, 3차전에 모두 결장했다. 그동안 치료와 재활에 전념한 뒤 지난 18일 정상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했다. 하지만 훈련 복귀 하루 만인 19일 팀 훈련 도중 다시 부상 부위에 다시 통증이 찾아왔다.
의무팀은 기성용이 아시안컵이 끝날 때까지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기성용은 조별리그 1경기만 치르고 21일 영국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
기성용의 공백은 뼈아프다. 그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중원에서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위기 상황에서 팀을 안정시키는 야전사령관이다. 주장 완장은 손흥민에게 넘겨줬지만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다. 그런 기성용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벤투 감독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황인범의 진가는 조별리그 마지막 중국전에서 단연 빛났다. 정우영(알사드)와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은 경기 내내 정확한 패스와 안정된 경기 운영으로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냈다. 이날 황인범은 58개의 패스를 시도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횟수였다. 성공률 역시 91.3%로 김문환(부산·94.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경기마다 기복이 있다는 약점이 지적된다. 체격이 작아 상대 역습시 몸싸움에서 밀리는 아쉬움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아시안컵에서 황인범은 ‘포스트 기성용’으로서 충분히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성용의 대체자’ 이미지가 강했다면 기성용이 완전히 빠진 16강전부터는 대표팀의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한다. 지위가 달라진 만큼 황인범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황인범은 바레인전을 앞두고 “어떤 포지션을 줘도 100% 이상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선수의 능력”이라며 “항상 내가 가진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경기력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우승으로 가는 팀들의 특징이다”며 “바레인을 상대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분석했다. 점점 더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16강전은 전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성용은 소속팀 복귀 확정 후 개인 SNS에 대표팀 은퇴를 암시했다. 기성용은 ‘THANK GOD IT’S FINALLY OVER(하느님 고맙습니다. 마침내 끝났네요)‘라는 글이 담긴 이미지를 게재했다. 차두리 전 축구대표팀 코치도 같은 날 SNS에 기성용과 함께 찍은 사진 6장과 함께 “수고했어! Respect Broo #한국 축구 뿌리부터 튼튼히 넌 항상 내 마음속에 최고”라고 글을 올리며 기성용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