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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전, 동그랑땡, 잡채, 갈비찜, 떡국 등 대표적인 명절음식들은 기름에 부치거나 볶는 조리 방법이 많아 열량은 물론 나트륨 함량도 일반 음식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런데 남은 명절음식을 이용해 찌개를 끓이는 등 짠맛이 더해지는 요리를 하면 나트륨 함량도 늘어난다. 무엇보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신정호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000㎎으로 소금 약 5g에 해당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권장량의 2.4~3배 이상 섭취한다”며 “짠 맛이 강한 자극적인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당뇨병, 고혈압, 신장질환 등은 물론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위암 등 심각한 질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설 연휴에 맛본 명절음식과 엄마표 ‘집밥’에는 얼만큼의 나트륨이 들어 있을까. 먼저 설날 대표 음식인 떡국 1인분(800g)에는 무려 1,928㎎의 나트륨이 함량 돼 있다. 또한 소갈비찜 1접시(250g)에는 754㎎ △동태전 3조각(75g) 351㎎ △동그랑땡 5개(75g) 277㎎ △잡채 반접시(75g) 330㎎ △시금치나물 1접시(50g) 218㎎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만약 이 모든 음식들을 한 끼에 먹었다면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1일 나트륨 섭취량 2,000mg을 한 끼 식사만으로 훌쩍 넘기게 된다.
남은 명절음식을 활용한 요리도 마찬가지다. 명절음식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가장 흔한 요리인 전치찌개는 남은 전과 엄마표 김치를 함께 끓여 먹는 요리다. 그런데 반접시(50g) 기준 312㎎의 나트륨이 들어있는 배추김치와 남은 동태전, 동그랑땡을 같이 넣고 끓여 찌개를 만들면 나트륨 함량은 더욱 높아지게 마련이다. 여기에 각종 장류나 소스까지 더하면 1스푼당 약 500㎎의 나트륨을 더하는 것과 같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 고혈압, 신장질환 등 유발
염분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 무기질로, 신진대사를 돕고 세포의 삼투압 유지 및 체액의 PH(산성도) 조절을 하기 때문에 혈액 내에서 적절한 농도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관 내 삼투압이 올라가면서 혈액량이 증가하고, 혈관이 팽창하면서 혈관 내부의 압력을 높여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혈압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신장의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전신 혈압을 높이고 신장의 사구체 및 주변 혈관들에 압력을 높여 만성 신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신정호 과장은 “나트륨 섭취가 많아지면 신장에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나트륨의 양도 늘어나는데 나트륨이 배출될 때 뼈 속의 칼슘까지 같이 배출돼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의 위험도 높아진다”며 “따라서 평소 나트륨 배출에 도움이 되는 채소나 과일, 우유 등을 틈틈이 섭취하는 것이 좋고, 식품 구매 시 나트륨 수치를 확인하는 등 나트륨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