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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발코니를 향해 머리를 내민 천체망원경이 먼저 눈에 든다. 그 뒤로 큰 테이블 하나, 작은 테이블 하나, 그 중간쯤에 오도카니 의자 하나가 있다. 그들의 어정쩡한 간격은 봄꽃을 피운 화병과 화분이 메우고 있다.
꽃 얘기가 나온 김에, 사실 진짜는 현관처럼 보이는 유리문 밖에 있다. 붉고 푸른 꽃·풀이 지천이니. 그런데 뭔가 어색하다. 꽃으로 조화를 꾀했으나 꽃으로 조화를 깬다고 할까. 하다못해 벽에 걸린 매화 족자까지 나서서. 여느 가정집 풍경은 아니란 소리다.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도로시살롱서 문기전·안천호·윤기원·이현열·이효연과 함께 여는 기획전 ‘이른 꽃’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고서콜라주·수묵·아크릴물감. 61×90㎝. 작가 소장. 도로시살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