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기억의 장난에 속다…권인경 '미처 드러나지 못한 기억들'

2019년 작
도시·집·방 등으로 꾸민 공간·장소 관심
한지에 고서 잘라 붙인 콜라주기법으로
묻힌 기억이 불러낸 이질적 풍경 만들어
  • 등록 2019-02-14 오전 12:10:00

    수정 2019-02-14 오전 12:10:00

권인경 ‘미처 드러나지 못한 기억들’(사진=도로시살롱)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발코니를 향해 머리를 내민 천체망원경이 먼저 눈에 든다. 그 뒤로 큰 테이블 하나, 작은 테이블 하나, 그 중간쯤에 오도카니 의자 하나가 있다. 그들의 어정쩡한 간격은 봄꽃을 피운 화병과 화분이 메우고 있다.

꽃 얘기가 나온 김에, 사실 진짜는 현관처럼 보이는 유리문 밖에 있다. 붉고 푸른 꽃·풀이 지천이니. 그런데 뭔가 어색하다. 꽃으로 조화를 꾀했으나 꽃으로 조화를 깬다고 할까. 하다못해 벽에 걸린 매화 족자까지 나서서. 여느 가정집 풍경은 아니란 소리다.

작가 권인경(40)은 도시·집·방 등으로 만든 공간·장소에 관심이 많다. 근사한 장면 때문이 아니란다. 기억 때문이란다. 어떤 곳에 감춘 혹은 잊힌 기억을 화면에 소환하면서 덩달아 따르는 당혹·행복·해방감을 즐긴다는 거다.

‘미처 드러나지 못한 기억들’(2019)의 이질적인 풍경도 그래서일 거다. 인테리어의 장난이 아닌 기억의 장난인 거다. 덕분에 고서를 잘라붙인 콜라주기법은 꽤 적절해 보인다. 기억이란 게 그렇지 않나. 얼룩덜룩하고 울퉁불퉁하고.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로 도로시살롱서 문기전·안천호·윤기원·이현열·이효연과 함께 여는 기획전 ‘이른 꽃’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고서콜라주·수묵·아크릴물감. 61×90㎝. 작가 소장. 도로시살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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