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 잡으려 은행까지 '대체투자' 가세..리스크 관리 관건

[대체투자 자산관리 비상]④
'보수 성향' 은행권, 조직 강화 출사표
시장 경쟁 가열..버블 우려 목소리도
  • 등록 2019-05-14 오전 5:25:00

    수정 2019-05-14 오전 12:43:36

국내 4대 시중은행 로고.(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대체투자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떠오르자 은행들도 잇달아 대체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보수적 성향을 지닌 은행마저도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결국 관건은 리스크 관리 능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4대 시중은행들은 최근 대체투자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새로 꾸리거나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 1월 당초 사모구조화팀을 구조화팀과 ‘대체투자팀’으로 분리·신설하고 전문인력을 2명 충원했다. 대체투자팀은 주식·채권 이외 △헤지펀드 △부동산 △벤처기업 △무역금융 등 비전통적 분야에서 대체 자산들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고 상품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WM상품부 내 ‘대체투자상품팀’을 별도로 운영하며 상품검토부터 출시까지 자율성 부여했다. 또 은행과 계열사 KB증권의 협업을 통해 인력교류와 다양한 구조의 파생결합증권 및 실물자산 합작 상품을 적극 공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7년 1월 웰리빙그룹 WM사업단 내 투자상품서비스 태스크포스(TF) 조직인 ‘Gold PB 전담팀’을 신설한 뒤 지난해 1월 ‘특화상품팀’으로 개편하고 올해 들어 인원도 4명 보강(총 7명)했다.

이렇듯 은행이 대체투자 강화에 나선 것은 최근 부동산과 증시 불안 등으로 갈 곳 잃은 ‘뭉칫돈’을 흡수하기 위해서다. 대체투자는 통상 채권보다 수익률은 높으면서 주식에 비해 위험성이 낮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자산가에겐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으며, 은행 역시 이를 통해 수수료 수익 등 비(非)이자부문 수익 증대를 꾀할 수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은행권 대체투자 상품 판매 실적은 최근 1년 사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은행이 올 1~4월 동안 개인에게 판매한 대체투자 상품 규모는 약 2300억원으로 전년 동기(166억원) 대비 14배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은 같은 기간 8316억원(매칭형 채권상품·ELF 제외)을 판매하며 관련 전담조직이 발족했던 2017년 동기 대비 9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개인 대체투자 판매액(잔액)은 지난해 4월 149억원에서 지난달 6337억원까지 무려 43배 가까이 급증했다. 전체(개인+법인) 대체투자 중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6%에서 63.7%로 1년 사이 크게 늘면서 개인을 중심으로 한 대체투자 급증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은행들의 대체투자는 증권사와 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에 비해 뒤늦게 뛰어드는 만큼 이미 고평가된 자산에 투자하는 상황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금융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그만큼 기대수익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당장은 안정성이 검증된 자산 위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글로벌 시황 등의 영향을 덜 받는 무역금융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선순위대출 펀드를 강화해 연 4~6%대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미국 부동산 브릿지론 유동화 펀드 △국내 차량공유 1위 업체 정산대금 채권 유동화 펀드 △인수금융펀드 등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체투자 상품군을 부동산·구조화·주식형·채권형 등으로 분류하고 액티브(Active)한 수익률 보다 안정성을 높인 확정금리(Fixed Income)형 상품 위주로 공급 중이다. 투자기간에 따른 상품 풀(Pool)도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7년까지 다양화했다.

하나은행은 49인 이하 소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를 주축으로 자유로운 투자와 시장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펼치고 있으며, 우리은행은 해외 우량자산 IB딜 직접 소싱을 확대하는 한편 글로벌운용사·증권사와 협업을 통해 기관투자자 위주로 판매되던 투자 자산을 개인 고객에게도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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