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크기 대변 있으면 내시경 없이 대장암 찾아내"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 "경쟁력 충분…美 공략 집중"
대장암 바이오마커 ''신테칸-2'' 증폭해 탐지
민감도 90%…내시경검사 전 암 유무 확인 가능
불편함 이유 내시경검사 꺼렸던 사람 희소식
  • 등록 2019-05-16 오전 5:00:00

    수정 2019-05-16 오전 5:00:00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가 대장암 검사 키트 ‘얼리텍 대장암검사’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지노믹트리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발병률 2위 대장암, 동전 크기 대변만 있으면 90% 내시경 검사 없이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내시경을 대체한다고 오해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오히려 내시경을 받을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 것입니다.”

대변에 섞여 나오는 암세포로 대장암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 바이오벤처에 의해 개발됐다. 지노믹트리(228760)는 지난해 허가를 받은 대장암 진단검사 ‘얼리텍 대장암검사’를 본격 출시했다.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는 “1~2g의 대변만 있으면 병기와 관계 없이 90%의 대장암을 찾을 수 있다”며 “대장암 세포만 내보내는 신호(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이를 고감도로 증폭하는 기법을 자체 개발했다”고 말했다. 변에서 바이오마커를 찾아 증폭 후 검사 완료까지 8시간 정도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에 따라 화학성분이 유전자에 달라붙으면 DNA에 변화가 일어난다. 이를 DNA 메틸화라고 하는데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해 유전자가 제 기능을 못하게 한다.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유전자에 메틸화가 일어나면 분열이 무한정으로 일어나 암으로 자라게 된다. 안 대표는 “대장암의 메틸화된 바이오마커인 ‘신테칸-2’는 용종단계부터 말기암 단계까지 찾아낼 수 있다”며 “극소량을 가지고 증폭하는 원천 기술이 있어 다른 암종으로도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대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는 채변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기존 분별잠혈검사(변에 남아 있는 혈액을 검사하는 것)와 차이가 없다. 하지만 분별잠혈검사로 대장암을 찾는 것은 정확도가 50% 정도에 불과하다. 김남규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국가건강검진에서 위암과 유방암은 검진율이 40%가 넘지만 대장암은 30%도 되지 않는 이유가 분별잠혈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그렇다 보니 분별잠혈검사에서 양성이 나와도 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김 교수가 진행한 얼리텍 대장암검사 임상시험에서 민감도와 특이성이 각각 90.2%로 나왔다. 김 교수는 “그 동안 대장암 바이오마커는 많이 개발됐지만 단일 바이오마커 만으로 민감도 90% 이상으로 찾아내는 제품은 없었다”며 “이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면 내시경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양성으로 나오면 암이 있을 확률이 90%라는 의미임으로 내시경검사를 꼭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노믹트리는 올해 안에 이 검사를 도입하는 의료기관 800곳을 확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1500곳, 3년차에는 3000곳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일각에서는 이 검사가 상용화되면 조기검진 내시경검사 시장이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이에 대해 안 대표는 “이 검사는 결코 내시경검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내시경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목표”라며 “불편함 때문에 내시경검사를 꺼려했던 사람이 이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내시경 검사나 시술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내시경검사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노믹트리의 궁극적 목표는 글로벌 진출이다. 1차 목표는 미국이다. 미국에는 이와 유사한 업체가 이미 상용화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대장암 바이오마커 11개를 이용하기 때문에 민감도는 92%로 얼리텍 대장암검사보다 높지만 검사를 위해서는 한 번 본 양의 대변을 모두 보내야 해 편의성이 떨어지고 비용도 650 달러(약 70만 원)에 이른다. 얼리텍 대장암검사는 약 18만~20만원이다. 안 대표는 “여러가지 준비를 거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해 2~3년 후에 마무리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지노믹트리는 미국 진출을 위해 현지에 에피프로미스 헬스라는 법인을 설립했다. 약 9000명 정도 규모로 진행할 미국 임상시험에는 현지 운영인력 인건비 등을 포함해 약 3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적인 바이오마커 탐색 기술을 활용해 적용 가능한 암 종류를 늘리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방광암 조기검진 제품은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이르면 올해 연말에, 폐암 제품은 내년 상반기 허가를 예상하고 있다. 안 대표는 “간암, 위암 등 다양한 고형암을 체액을 이용해 조기에 찾아내는 연구에 집중할 것”이라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가의료비를 줄이는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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