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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새가 떼를 지어 날아가는 형상이 아닌가. 큼직한 바위와 뒤엉킨 꽃나무인 듯도 하고.
자, 여기까진 멀찌감치 떨어져 봤을 때의 얘기다. 한 발짝씩 다가서면 낮은 탄식이 절로 나오는 장면을 접하게 되니. 파닥거리는 새, 떨어지는 꽃잎인 줄 알았던 개체의 실체 말이다. 글자다. ‘차’ ‘카’ ’공’ ‘뿅’ 등이 뒤섞인 거대한 문자판이었던 거다.
3월 13일까지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도잉아트서 고정원·이정·정세인과 여는 기획전 ‘플레잉 텍스팅’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잉크. 25×25㎝. 작가 소장. 도잉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