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OMR카드에 대나무 심다?…안원태 '명륜동 대나무 1'

2018년 작
수묵채색한 대나무…종이 대신 OMR카드에
단단한 대보단 잔가지 무성한 잎으로 채워
경쟁에 시달려온 현대인 처지 상직적 묘사
  • 등록 2019-02-21 오전 12:10:00

    수정 2019-02-21 오전 12:10:00

안원태 ‘명륜동 대나무 1’(사진=갤러리박영)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절묘한 조합이 아닌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성장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만져봤을 OMR카드에 대나무를 심었다. 아니다. 대나무로 OMR카드를 덮어버린 건가. 당장 궁금하지 않나. ‘굳이 왜?’

작가 안원태는 매난국죽의 사군자화, 그중에서도 대나무를 즐겨 그린다. 작가의 대나무에 특징이 있다면 올곧은 기개를 상징하는 단단한 대가 잘 보이질 않는다는 거다. 여린 잔가지에 매달린 무성한 잎만 그득하다. 그뿐인가. 난데없는 OMR카드라니. 한국화가답게 예전 작가의 작품에선 화선지에 먹색을 농담으로 삼은 전통 수묵화가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배경이 바뀌어버린 거다. ‘현대적 해석’이라기엔 파격이라 할 배치.

‘명륜동 대나무 1’(2018)은 그런 작가의 특성을 온전히 박아낸 작품. 대나무를 다루는 화풍부터 화선지 대신 등장시킨 OMR카드까지 말이다. 이렇게 읽어야 할 듯하다. “우리의 어린 삶을 지배했던 OMR카드를 딛고 죽죽 뻗어나가려 한다, 여전히 가냘프고 위태한 잎뿐이지만. 그래도 대나무니까.”

3월 1일까지 경기 파주시 회동길 갤러리박영서 김혜경·문이원·임광혁·정재원과 함께 여는 ‘2019 더 시프트: 화신풍’에서 볼 수 있다. OMR지에 수간채색·먹. 47×60㎝. 작가 소장. 갤러리박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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