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의 함정]IFRS에서 부채로 바뀌는 RCPS…IPO때 '걸림돌'

IFRS, K-GAAP과 달리 RCPS 부채로 인식
“IPO전 보통주로 전환 요청 일반적”
RCPS·CB, 전환권 있어 주가 오르면 평가손실 커져
  • 등록 2019-04-22 오전 5:24:00

    수정 2019-04-22 오전 5:24: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바이오 신약개발 업체 셀리버리(268600)는 설립 후 상장 전까지 상환전환우선주(RCPS) 형태로 총 여섯 차례 투자를 받았다. 회사는 지난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하면서 1~5차 RCPS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한 후 코스닥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RCPS는 만기 때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등을 가지고 있는 주식의 한 종류다. 국내외 벤처기업들이 모험자본을 유치하는 보편적인 형태다. 추후 돈으로 갚거나 상장 후에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투자금을 받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 RCPS, 상장 전후에 따라 ‘자본→부채’

이처럼 상장 전 기업에게 고마운 존재였던 RCPS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에서는 줄여야할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비상장기업의 회계처리 기준인 한국회계기준(K-GAAP)에서는 RCPS가 ‘자본’에 속하는데 상장사 회계처리 기준인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부채’에 속하게 돼서다.

회계 계정에서 자본은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수치로 자산과 부채에 따라서 산출된다. IFRS에서는 RCPS는 대부분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Refixing)조항이 있어 변동성을 가진 것으로 보고 부채에 속하도록 규정했다.

IPO업계 한 관계자는 “IFRS에서는 통상 전환권에 리픽싱 조항이 많이 들어가 가치가 확정된 자본으로 봐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픽싱 조항이 없는 RCPS도 추후 상환권 등을 고려하면 가치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부채에 속하도록 했다.

비상장사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발행해 투자받았던 RCPS가 한 순간 자본에서 부채로 전환하면 자본잠식상태가 돼 상장 요건을 맞추지 못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비상장사가 상장하기 위해선 K-GAAP으로 작성된 최근 3개년 재무제표를 IFRS 기준으로 전환해 감사인에 제출해야한다.

◇ 주가 오르면 평가손실도 커져…“펀더멘털 무관”

이에 상장을 앞두고 기업이나 상장주관사쪽에서 VC(벤처캐피탈)등 기존 투자자들에게 보유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앞서 사례로 제시된 셀리버리의 경우에도 상장 전 6차례 발행한 RCPS 5건을 모두 보통주로 전환해 무난하게 상장한 경우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부채는 아니지만 회계장부상 부채로 보기 때문에 부채비율이 높게 보이게 된다”며 “RCPS를 사전에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으면 자본 총계가 마이너스(-)가 되고 부채비율이 높아져 상장청구를 할 수 없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RCPS는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오르는 만큼 평가손실이 커져 재무제표상 실적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부채로 잡힌 만큼 주가가 오르면 전환권의 가치도 커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면 평가손실이 커지며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회사 손익구조가 좋지 않게 보이는 부분이 있어 상장 후에도 RCPS를 보통주로 전환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도 주가상승시 전환권 가치가 커져 평가손실이 불어난다. CB는 RCPS와 달리 K-GAAP에서도 부채에 속해 기업 입장에서는 상장 전후에 따른 회계 변화는 없다. 다만 상장 후 주가가 오를 경우 CB가 가지고 있는 전환권의 가치가 커져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평가손실이 커지는 것은 RCPS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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