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 배우는 그렇게 되는 것이다

  • 등록 2014-06-21 오전 11:45:01

    수정 2014-06-21 오전 11:45:01

주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처음부터 스타엔 욕심이 없었다. 인기는 하는만큼 따라와주면 고마운 것이라 생각했다. 난 늘 가진 것이 없으니 더 기대할 것도 없으며 그저 묵묵히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길만이 올바른 일이라 믿었다. 그렇게 걸은 시간도 벌써 9년째가 됐다.

◇주원, 만인의 배우

주원을 보면 왜 그가 만인이 원하는 배우인지 알 수 있다. 그와 일했던 드라마, 영화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칭찬일색이다. 제일로 꼽히는 건 변함없는 성품이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사람 냄새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의 모토는 그대로다. 그 어떤 세상보다 초심을 지키는 일이 중요한 연예계에서 그는 미련하게 고집을 부리며 노련하게 적응해갔다. 그러다보니 끝을 모르고 넓혀가는 연기 스펙트럼은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됐다. “그 와중에 훌륭한 비주얼까지 갖춰준 주원은 고마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는 건 남녀 성별 구분 없는 합창이다.

‘굿닥터’의 주원.
◇주원, 작품이 남는 배우

간혹 작품과 캐릭터를 별개로 생각하는 배우들이 있다. 시청률이 잘 나오면 잘 나오는대로 ‘내가 기억돼야 한다’는 생각이고, 시청률이 잘 안 나오면 ‘내 캐릭터라도 살아야 한다’는 이기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잊혀지는, 그래서 ‘관심병’이라는 게 팽배할 수밖에 없는 연예계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이치일 수 있다. 이런 경우의 대부분이 의도대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이 함정이다. 운도 실력인데다, 그러한 실력이 결국은 절대 배신할 일 없는 곳이 또한 연예계이기 때문이다.

‘오작교 형제들’의 유이와 주원(왼쪽). ‘각시탈’의 주원과 진세연.
그런 의미에서 주원은 모든 작품에서 작품 그대로 남은 배우로 기억된다. 캐릭터는 물론 작품 전체적으로 대중에게 주는 추억이 많은 작품에 살았다. 시청률 50%를 넘긴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로 TV에 처음 얼굴을 비춘 행운은 그의 실력으로 쭉 이어졌다. 20대 트렌디한 남자 배우로서 미니시리즈를 고집하지 않고 호흡이 긴 주말드라마 ‘오작교 형제들’로 경험을 쌓겠다던 현명함이, 한류스타들이 모두 꺼려했다던 항일운동 소재의 ‘각시탈’을 선택한 용감함이, 동명의 영화 원작이 히트친 ‘7급 공무원’으로 그만의 매력을 어필하겠다던 자신감이 모두 ‘주원의 운’을 만든 실력이었다. 지난해 종방된 ‘굿 닥터’는 장애를 가진 캐릭터에 의학 드라마라는 전문성, 동화 느낌의 순수함까지 지금까지 작품 중 가장 소화해내기 버거운 상차림이었음에도 고단백의 영양소로 모든 면면을 흡수했다.

주원과 아이비의 ‘고스트’.(사진=PLAY DB)
◇주원, 무대가 체질인 배우

대중은 그를 드라마로 기억하지만 사실 주원은 ‘뮤지컬 배우’다. 2006년 뮤지컬로 데뷔했고 최근 ‘고스트’로 4년 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한 시도 쉼없이 달려온 지난 날,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법도 하지만 너무나도 그리웠다던 무대로 뛰어들었다. 한번 시작하면 수 개월을 멈출 수 없는 것이 뮤지컬이다. ‘쇼타임’이 시작되면 아무리 힘들어도 1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이 뮤지컬이다. NG는 허락되지 않고, 속임수는 관객에 대한 모독이다. 그렇게 한 번에 3시간 가까이 어떠한 꼼수도 부릴 수 없이 수 개월을 달려야하는 곳이 무대다. 뮤지컬은 어떤 작업보다도 대단한 각오와 자신감이 없다면 진심이 전달되기 힘든 곳이다.

주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29일까지 7개월동안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영화 ‘사랑과 영혼’을 원작으로 한 ‘고스트’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안긴다. 내용과 캐릭터가 남녀노소 관객들에게 익숙하지만, 현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무대 장치는 새롭다. 섬세한 음향효과, 라이브 연주, 화려한 LED, 영혼을 비주얼로 구현해내는 조명 기술 등 한시도 눈을 떼낼 수 없는 무대가 ‘고스트’의 백미다.

주원의 ‘고스트’.(사진=PLAY DB)
이와 같은 기술적인 영역이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는데는 주원의 연기가 기본에 있기 때문이다. 주원은 패트릭 스웨이즈가 연기한 샘 역할을 맡았다. 어설프지 않게, 자연스럽게 영혼이 된 자신의 모습을 일반적인 사람들과 차별화되게 표현해내는 모습이 완벽에 가깝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주원의 폭발적인 성량과 감정 연기는 관객의 숨을 멎게 할 정도다.

주원은 ‘고스트’의 마지막으로 치달을 수록 더 벅찬 감정을, 더 다양한 감성을 뿜어낸다. 모든 연기가 끝난 후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할 때, 주원은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이 눈물을 흘린다. 월요일 빼고 모든 날, 다양한 시간대에서 관객을 만나온 것도 수십, 수백여차례에 가까웠을 시간인데 주원에겐 매 공연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모든 관객들엑 주원은 진심이었을 터다.

‘고스트’.(사진=PLAY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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