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자던 약속 모두 취소"… 몸 사리는 강남 부자들

9·13 대책 후 첫 주말 주택시장 살펴보니
고가주택 많은 강남권 분위기 썰렁
稅부담 커진 여파 "상황 더 지켜보자"
강북권 수요자 "기다려야 할지 고민"
  • 등록 2018-09-17 오전 4:20:00

    수정 2018-09-17 오전 4:20:00

지난 14일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등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매수 문의가 확 줄었습니다. 그래도 실수요자는 신중을 기하면서도 움직이고 있어요. 지난 주말에도 실거주 목적의 젊은 부부 고객은 집을 보고 갔습니다.”(서울 성동구 행당동 M공인 관계자)

“분위기가 싸늘합니다. 다들 ‘이건 완전히 세금 폭탄아니냐’는 반응입니다. 아무래도 이 동네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내는 분들이 많으니까요.”(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 관계자)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주택시장이 관망세에 돌입했다. 종부세 부담이 커진 가운데 고가주택이 몰려있는 강남권에선 매도·매수자 모두 몸을 잔뜩 낮춘 모습이고, 강북권에서는 실수요자들이 ‘지금 사야 할지, 좀 더 기다려야 할 지’를 놓고 매수 고민에 빠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51% 올랐다. 상승폭이 전주(0.54%) 대비 0.03%포인트 줄었다. 서울 25개 구별로 보면 노원구 아파트값이 1%로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상계동 일대 주공아파트 단지에서 소형 면적형 위주로 아파트값이 올랐다. 서대문구(0.99%)는 저가 아파트 위주로 ‘갭 메우기’(집값 격차를 좁히는 것)가 지속됐고, 성북구(0.99%)는 실수요가 많은 신규 아파트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졌다. 노원구 상계동 S공인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이 동네 주민들은 대부분 ‘별 것 있나. 달라진 것 없다’는 반응”이라며 “주택시장이 잠깐은 주춤하겠지만 매도자 우위 구도는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종부세 대상 고가주택이 많이 몰려 있는 강남권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번 대책으로 세금 부담이 커진 여파가 곧바로 거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주로 중개하는 A공인 관계자는 “주말에 집 보러 오겠다는 예약이 2건 있었는데 모두 취소됐다. 꼬마빌딩 보겠다고 지방에서 올라온다고 했던 고객도 ‘상황을 좀 지켜보자’며 예약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대출 규제 강화로 이제는 현금을 동원하지 않고는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집을 팔아야 할 사람들마저 곤란해졌다”며 “양도세 부분을 조금 완화해주든가 퇴로를 열어줘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거래 절벽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포구 도화동 H공인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이전처럼 쉽게 매수 결정을 하지 않게 되면 집주인들도 호가를 마구 올리지 못할 것”이라며 “은행 대출이 어려워졌으니 수요자도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 되는데 이러면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단위: %, 자료: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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