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pick]링 오른 바이든·견제하는 트럼프…美 '대선정국'속으로

'민주 1위 후보' 바이든 "가만 볼 수 없다" 출마선언
깎아내리는 트럼프 "경선 치를 지능 있기를" 조롱
높은 지명도에도…고령·중도·미투 등 '산 넘어 산'
  • 등록 2019-04-26 오전 3:18:17

    수정 2019-04-26 오전 3:18:17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진짜가 링에 올라왔다. 미국 야당인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76·사진) 전 부통령이 25일(현지시간) 2020년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첫 일성은 예상대로 “타도 트럼프”였다. 최대 경쟁자를 맞이한 도널드 트럼프(아래 왼쪽) 대통령도 “대선 레이스에 온 걸 환영한다”고 즉각 반응했다. 각종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바이든의 합류로 민주당의 대선 레이스는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미국이 대선정국으로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순간이다.

“트럼프 집권기, 일탈의 순간” 정조준

이날 유튜브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한 3분30초 분량의 대선 출마 선언 동영상에서 바이든은 역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기를 “일탈의 순간”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을 “이 나라의 영혼을 위한 전투”라고도 했다. 바이든은 “미국의 핵심 가치, 세계에서 우리의 지위, 우리의 민주주의, 미국을 미국으로 만들었던 모든 것이 위험에 처해 있다”며 “만약 우리가 트럼프에게 백악관에서 8년을 준다면 그는 영원히 그리고 근본적으로 이 나라의 성격, 우리가 누구인지를 바꿀 것이며 나는 그것이 일어나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다”고 출마의 변을 토했다. 바이든의 대선 도전은 1998년,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다.

바이든의 출마 선언으로 모두 20명의 주자가 뛰게 되는 민주당 경선 레이스는 새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 내 선두그룹에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카말라 해리스(캘리포니아)·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과 베토 오루크 전 텍사스 하원의원 정도가 이름을 올린 상태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의 승리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본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각종 여론조사를 집계한 결과, 이날 현재 바이든이 29.3%로, 2위인 샌더스(23%)를 압도했다. ‘하얀 오바마’ 오루크의 돌풍은 잠잠해졌고, 해리스 역시 샌더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진=AFP
◇트럼프의 러스트벨트 위협할 ‘최대어’


바이든은 백악관도 ‘트럼프 대항마’로 보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3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은 바이든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대책회의까지 열 정도였다. 실제 전날(24일) 모닝컨설트·폴리티코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간 양자대결에서 바이든은 42%, 트럼프는 34% 지지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인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의 백인 남성 중 상당 부분이 바이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바이든이 오는 29일 첫 공식행사 장소로 자신의 출신지역이자 러스트벨트의 한 축인 펜실베이니아주(州) 피츠버그를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출마 선언 직후 트위터를 통해 “졸린(sleepy) 조, (대선) 레이스에 온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나는 오랫동안 의심해왔지만, 단지 당신이 성공적으로 (민주당) 예비선거를 치를 지능이 있기를 희망한다”며 조롱에 가까운 글을 올렸다. 이어 “(민주당) 경선은 형편없을 것이고, 당신은 정말로 병들고 또 정신 나간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만약 당신이 해낸다면, 나는 당신을 (대선) 출발의 관문에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역시 바이든을 ‘가장 덜 정신 나간 사람’으로 평가하며 최종 후보가 될 가능성을 크게 본 셈이다.

사진=AFP
◇고령·백인男·중도 이미지에 미투까지

바이든의 강점은 높은 지명도다. 델라웨어주에서만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자,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 8년간의 부통령 역임으로 대외적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덕분이다. 그러나 장밋빛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일단 ‘중도우파’ 성향 이미지는 걸림돌이다. 한때 ‘외연 확장’에 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좌클릭’ 했다는 평가를 받는 민주당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만만찮다. 같은 맥락에서 주류의 상징’인 백인 남성이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바이든이 이날 출마의 변에서 2017년 8월 버지니아주(州) 샬러츠빌 유혈충돌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를 사실상 옹호한 점을 꼬집으며 “이것이 자신의 출마 결심에 영향을 줬다”고 강조한 배경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예측하기 어려운 경선과정에서 ‘세대교체 바람’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바이든은 샌더스(77)에 이어 두 번째로 나이가 많다. 무엇보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여성 7명의 폭로에 따른 이른바 ‘미투’ 논란도 아직 진행형이다. 바이든은 역풍이 만만찮자, 해명에 나섰지만, 끝내 사과를 거부해 찝찝한 뒷맛을 남겼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맹공에 무너진 ‘제2의 젭 부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지난 2015년 초 공화당 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렸던 젭 부시는 당시 트럼프 후보의 조롱에 농락당하다, 세 번째 경선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 4위로 마감한 후 사퇴한 인물이다. 트럼프의 한 자문위원은 지난 3월 대책회의에서 “바이든은 ‘제2의 젭 부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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