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주선 "'孫 퇴진' 안철수·유승민, 당권 장악 후 한국당에 바치려는 것" ...

혼돈의 바른미래…박주선 초대 대표 작심발언
"보선 참패 책임론은 '마녀사냥'"
"孫 퇴진 주장, 논리·명분 없어"
"평화당과 연대해야 호남 지지 복원"
  • 등록 2019-05-22 오전 5:00:00

    수정 2019-05-24 오후 2:56:09

박주선 바른미래당 전 공동대표.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이승현 기자] 박주선 초대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극으로 치닫는 당 내홍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21일 이데일리와 만난 박 전 대표는 손학규 대표 퇴진을 외치는 ‘퇴진파(안철수·유승민계)’를 향해 “손 대표를 축출해 당권을 장악한 후 바른미래당이라는 전리품을 자유한국당에 헌상하려는 전략이라고 밖에 안 보인다”고 직격했다. 이어 “‘공을 세웠으니 뛰쳐나갔던 잘못을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소리를 높였다.

박 전 대표는 △4.3 보궐선거 참패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점 △민주평화당과의 연대·통합은 예전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에 대한 호남 지지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계개편 시한으로는 늦어도 올 연말까지 이뤄질 거라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민주평화당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에 넘어온다는 소문이 있다.


△그건 모르겠다.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성사 단계보다는 아이디어로 오고 간다고 들었다.

△나는 박지원 평화당 의원이 방송에서 한 얘기나, 손학규 대표가 박 의원을 만난 여부는 모른다. 다만 의원이나 당직자 입장에서는 같이 했던 동지들이 서로 추구하는 목표와 방향에 대해 국민적 지지를 못 받고 있으니, 원상회복 차원에서 지지기반 복구차원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특정인(유승민 전 대표를 지칭)을 몰아내자는 상식은 도의에 비춰 안 맞는다. 내심 그런 생각을 가지고는 있을지 몰라도, 그런 얘기는 초등학생도 하기 어려운 말이다. 가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당 상황, 어떻게 보나.

△제 3지대에서 진보·보수를 아우르고 오로지 실용·도의 가치로 민생을 우선한다는 정당이 지금 보여주는 ‘꼬락서니’는 우리 스스로 부끄럽게 한다. 국민으로부터 ‘분노의 돌팔매’를 맞아도 싸다 생각한다. 창당을 해서 출범할 당시 국민과의 약속을 하나도 못 지키고, 안 지키고 있다. 이러려고 ‘말의 성찬’을 하면서 당을 만들었느냐 생각해보면 대단히 죄송스럽고 인터뷰를 할 명분도 없다. 하는 자체가 스스로 얼굴 낯을 들 수가 없다.

-무엇이 가장 큰 문제였나.

△바른미래당의 창당에 앞서 국민의당이 분열돼 민주평화당이 만들어졌다. 국민의당 핵심지지기반인 호남이 갈기갈기 찢어졌다. 국민의당 지지기반이 많이 상실한 상태에서 바른정당과 합당이 됐다. 바른정당은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창당한 정당에 의해 총선에 의해 당선된 사람들이 아니다. 자유한국당 후보로 당선됐기 때문에 자기 핵심 지지기반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를 개척하고 확보하려는 다부진 각오 속에서 출범했다. 하지만 우선 지지기반 호남 핵심 지지기반이 아주 피폐화 되고, 멸실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바른미래당이 설 곳이 없는 상황에서, 노력한다고 했지만 아무 성과도 없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대의 한 식당에 마련된 민주평화당 의원을 비롯한 중진들과의 회동 자리에 참석했다가 차후 일정에 참석하기 위해 회동 자리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철수·유승민계가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한다.

△지난번 창원 보궐선거에서 후보자가 획득했던 낮은 득표 때문에 손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는 데, 그럴 수는 있다고 본다. 다만 손 대표 개인적으로 보궐선거에서 결정적인·중대한 실수를 해서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지게 했다던가, 많은 지지율을 얻을 걸로 기대했는데 미미한 지지율 밖에 못 했을 때 손 대표에게 책임 얘기를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특히 손 대표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사람들은 당을 위해 무엇을 했나. 모두가 책임져야지, ‘마녀사냥’을 할 수 없다.

-낮은 지지율도 퇴진 압박을 받는 이유 같다.

△한편으로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보자’, ‘대안을 강구해보자’는 측면에서 손 대표에 정치적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손 대표 퇴진 이후 당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해야 하는데, 아무 제시도 하지 않고 있다.

퇴진파는 손 대표를 축출하면 ‘내가 그 자리에 가서 우리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다. 이건 손 대표 축출을 주장하는데 논리도 명분도 정당성이 없다. 동의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손 대표도, 퇴진파도 당을 새로 세울 수 있는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라고 주장한다. 양쪽이 제시한 비전과 전략을 보고 당원들 뜻에 따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려면 일정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전쟁을 방불케 하는 내전이 일어나서 공격·방어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당을 세워야 할 핵심적인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양쪽에 휴지기를 가지고 비전과 정책을 대놓고 경쟁하라는 건가.

△맞다. 서로 전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상은 깊어지고 ‘감정의 골’은 더 깊숙이 파인다. 어쩌면 이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이 당이 역사의 뒤안길로 소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금할 수 없다. 또 하나는 하고 싶은 말은 지난번 의원총회에서 김관영 전 원내대표가 사퇴했다. 그때 의총 결의사항이 ‘이제는 당이 하나가 된다, 3번 후보로 내년 총선서 이긴다. 당이 화합으로 나간다’ 등을 의결사항으로 결의했는데 하나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손 대표 축출 요구하는 세력은 의총 결의를 스스로 위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원내대표의 본분과 책임, 권한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손 대표 축출을 공약으로 하고 특정 계파가 원내대표를 당선을 시키는 상황을 보면 국민께서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끊임없는 당 분열과 갈등을 조장해서 당 자체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히거나, 소멸시키겠다는 거 외 다른 선의로 이해할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퇴진파’는 왜 그럴까.

△특정 계파가 자기 정치하려는 거지.
지난 2월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년 의원 연찬회에서 손학규 대표가 박주선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본질적으로 ‘바른당정계는 한국당을 가고 싶어한다’는 의심을 반대쪽이 하는 거고, 또 반대쪽은 평화당과 손을 잡는 걸 의심한다.

△잠깐만. 국민의당은 호남의 터전을 두었던 정당이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줬기 때문에 국민의당이 성공했다. 그 지지기반을 복구한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는데 바른미래당이 기대만큼 역할과 기능을 못 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 없어서, 한국당에 돌아가거나 연대하겠다는 주장하고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지지기반 호남이 쪼개졌으니 복구하자는 측면에서 (평화당과 함께) 하자는 거고, 저쪽은 정치실험을 해보니까 ‘안 되겠다 한국당으로 돌아가겠다’는 건 근본적 차이가 있다.

-평화당과 손을 잡으면 바른정당계의 반발이 심할 텐데

△한 번 보시라. 1990년, 민자당으로의 ‘3당 합당’ 전 김영삼·노태우·김종필은 완전 물과 가름을 넘어 피와 고름이었다. 서로 죽기 아니면 살기 투쟁을 했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나라가 제대로 안 돌아가고, 국민이 불편하다. 과거를 묻지 말고 앞으로 가자’는 취지에서 통합을 해 정권을 재창출했다. 바른정당에서 온 분은 민자당의 후신이 있던 정당(자유한국당)에 있었던 분이다. 왜 이런 가까운 역사의 선례와 교훈을 망각하고, 무시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도 김종필 전 총리와 손을 잡았다. 그전에는 완전히 서로 타도대상이자 불신의 대상이었다. 그 모든 걸 ‘앞으로 평화적 정권교체가 한국 정치의 부활이다’는 명분에서 ‘과거를 묻지 말고 앞으로 갑시다’ 해서 통합한 거다.

-유승민계의 한국당행 설을 들은 적 있나.

△바른정당 출신이 공공연히 나에게도 직접 찾아온다. ‘손 대표가 퇴진하면 어떻게 당 세울 거냐’ 물었더니 ‘자유한국당과 연대, 당대당 통합을 얘기하더라….’ 구체적인 이름은 거론 안 하겠는데, 그런 구상과 복안을 가지고 손 대표를 축출해 자기들이 당권을 장악해 바른미래당이라는 전리품을 획득해서, 한국당에 헌상하면서 ‘이런 공을 세웠으니 뛰쳐나갔던 잘못을 용서해주시고 받아주십쇼’라는 전략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호남당 주장에 대해서는.

△내가 평화당과 합당하게 되면 반대 측은 ‘지금 지역당, 호남당 하자는거냐’는 얘기를 한다. 이게 어떻게 호남당을 하자는 것인가. 만약 국민의당이 분열되지 않고 38명 그대로 있었다면, 그리고 통합할 때 바른정당 의원 9명 왔다면 호남당이 됐겠느냐. ‘지역당’ 폄훼는 우리가 세력을 확장하고 곧게 가는 걸 시샘하는 근거 없는 비난이다. 나는 인터뷰하는 언론에 묻고 싶다. ‘당시 평화당을 창당해 나간 사람이 그대로 있었다면, 바른정당 사람들은 국민의당과 통합을 안 했을 거냐’를 묻는 거다.

-평화당 연대·통합 문제에 더해 더 이야기 해보자.

△평화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는 내가 제일 먼저 주장했다, ‘감정의 골’이 깊었는데 헤어졌던 부부가 1대 1, 개인적으로 만나는 건 쉽지 않고, 명분도 약하다. 과거 시시비비가 재현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세력 함께하는 ‘빅텐트’를 쳐서 함께 만나자. 바다는 샛강이 모두 만나 이뤄지는 것 아닌가. 그러면 우리 국민의당이 같이했던 평화당, 바른정당과 함께 만들어진 바른미래당하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진압하기 어려운 내전이 얼마 안 있어서 발발할 거다. 거기에도 좋은 분이 있다. 제 3지대에서 대한민국을 바꾸자는 분에게 참여 기회를 주고, 참신하고 능력 있는 신진인사와 함께하고.

-제 3지대가 됐을 때 리더십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

△가장 언짢은 얘기가, 북한 세습정권을 비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한다. 반면 우리 대한민국이 민주 법치국가라는 것은 국민 모두 인정하고 세계가 평가한다. 그런데 왜 정당에 대해서는 세습하는 것처럼 창업·창당주 이런 용어가 언론에서 굴러다닌다고 할 수 있는지… 정당이 사업을 해서 이익을 분배하나. 창업주가 어디에 있나. 그건 ‘새정치’가 아니고 ‘시대 패러다임’에도 어긋난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복귀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본인 스스로가 선거에 패배하고 자숙의 기간 속에 내공의 기간을 가졌다. 자성하고 내공을 쌓으면 언제든지 오면 된다. 그러나 ‘황제 등극’처럼 있는 대표 물러나는 개념이 말이 되나.

-손 대표는 9월까지 지지율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 입장에서는 자기 나름대로 비전과 전략을 구상하고 복안이 있지 않겠나. 구체적으로 비전과 내용이 뭐고 전략 내용이 뭐냐, 이것은 시간이 되면 발표하겠지. 퇴진파에게도 한마디 한다. 정당은 통합된 이미지로 국민에게 하소연해야 한다. 자강, 자강하는데 자강이 뭔가. 구호만 외치면 스스로 힘이 커지고 쎄지나. 자강이라는 게 세를 확장 작업하고 새 인물 영입 작업을 하는 거고, 정책을 발굴하는 거 아닌가. 그런 역할도 안 하면서 자강, 자강, 자강 외친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장을 잠시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체성 문제는 아직도 나온다.

△보수, 진보 폐해가 너무 크다. 국민을 갈기갈기 찢겨놓는다.정체성을 재단할 때 ‘진보냐, 보수냐’로 재단하면 안 된다. 융복합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진보냐 보수냐로만 이분법적으로 정체성을 평가 진단하는 게 안타깝다. ‘개혁적 보수’, 주장하라 이거다. ‘합리적 진보’라 하면 인정하라 이거다.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할 때는 실용 중심과 민생이 해결되는 방향으로 가면 되는 것 아니냐.

-변화(정계개편)의 시기가 오겠나.

△개혁적 보수나 합리적 진보는 다 ‘초록이 동색’이다. 우리는 그 중에서도 꼴통 수구보수, 무능 진보가 아니고 얼마든지 타협과 양보로서 새로운 전략적인 방향을 노선으로 수정할 수 있는 사람들로 모여진 정당을 보고 싶다는 거다.

-그런 변화가 총선전에는 오나.

△이뤄진다고 본다. 정치를 하려면, 지금 상황과 여건으로 볼 때 직시하고 만들어내야 하고… 만들어내지 못하면 애시당초 제 3정당을 왜 창당했나.

-연말께까지는.

△가능하다 본다. 이번에 당 의총 의결 내용이 ‘평화당과도 한국당과도 통합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 상태에서 자강의 노력을 해서 평가를 받으면 감정의 골이 깊은 사람(평화당)에게 같이 하자고 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게 안되기 때문에 자강의 한 노력으로 얘기하는 거다. 내가 ‘평화당이랑 함께 하자’, ‘제 3정당 빅텐트를 치다’는 거에 대해 나는 대표도 아니고 권한 위임을 위임받은 사람도 아니니 의견만 제시하는 거다.

-논의들은 오가고 있다고 봐도 되나.

△사실은 그쪽(평화당)에서 만나자고 하면 만나본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절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시간표를 함께 가자는 것 까지는 아니다. 서로 어려운 처지를 진단·평가하고, ‘이대로는 안되지 않느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내 얘기를 듣지도 않고 도로 국민의당 하냐고 하는지… 국민의당이 돌아오면 더 큰 바른미래당이 되는 거다. 그리고 정치하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마음에 쏙 들고 항상 웃어주는 사람과만 정치를 하나. 국민을 위해 좋은 방향을 가야 한다.

-통합론이 나올 때 박지원·정동영·천정배 평화당 의원은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그건 통합의 목소리가 아니다. 개인적인 감정은 용광로 속에 넣어두고 국민을 위한 용광로에 들어가야 한다. ‘잡동사니 고철’도 다 ‘신철’로 만들어 내지 않나.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녀 골퍼' 이세희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