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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이자 페미니즘의 고전 ‘백래시’(Backlash·반발)의 저자 수전 팔루디가 “미투운동이 봇물 터진 지금이 한국에서 여성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고의 시기이자 최악의 시기”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팔루디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SM타운)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남녀 간 상호이해만이 화합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이데일리 W페스타’는 ‘Different, Together: 다양한 시선, 하나의 공감’을 주제로 최근 한국사회에서 논쟁 중인 남녀차별 문제에 대한 해법을 진지하게 논의했다. 팔루디는 1970년대 미국 여성들이 주도해 낙태를 합법화시키고 의회로부터 남녀평등 헌법수정안 승인을 이끌어냈지만 남성문화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는 과정을 기록한 ‘백래시’를1991년 출간해 그해 논픽션부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인물이다. ‘백래시’는 지난해 말 한국어판을 출간하면서 미투열풍, 낙태 합법화 논란 등과 맞물려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자본주의가 페미니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역설했다. 팔루디는 “산업화 초기 여성 공장 노동자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에 저항하며 최초의 여성운동이 태동했다. 여성을 가부장제에서 해방시킨 건 바로 산업자본주의”라면서도 “더 많은 소비를 하는 게 미덕이란 소비자본주의는 여성들의 연대를 가로막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에서 불붙기 시작한 페미니즘도 이러한 역사적 발자취를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이데일리 W페스타’의 문을 연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여성과 남성의 다름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깨우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를 준비했다”며 “여성의 장점, 남성의 장점이 같이 어우러질 때야 비로소 우리의 인간성을 회복하고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2012년 세계여성경제포럼으로 시작해 올해 7회째를 맞은 ‘이데일리 W페스타’는 다양한 사회이슈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의 사람들이 소통하는 지식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