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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코스(파70·745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 7타 차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켑카가 후반 들어 급격한 난조에 빠지면서 승부가 안개 속으로 치달았다. 11번홀부터 12번 그리고 13번홀까지 연속으로 보기를 하며 흔들린 켑카가 14번홀에서 또 하나의 보기를 적어내며 4개 홀에서 4타를 잃었다. 켑카의 표정은 급격하게 어두워졌고, 발걸음도 무거워졌다. 앞에서 경기를 펼친 더스틴 존슨(미국)은 15번홀에서 버디를 챙겨 켑카를 1타 차로 추격했다.
켑카는 대회 1라운드부터 선두로 나서며 이날까지 한 번도 선두 자리에서 내려온 적이 없다. 그러나 마지막 날 샷 난조에 빠지면서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반전이 필요했던 켑카는 15번홀(파4)을 파로 막아내며 한 숨을 돌렸다.
추격하던 존슨도 스스로 무너졌다. 16번홀(파4)에 이어 17번홀(파3)에서도 보기를 적어내며 켑카의 부담을 줄여줬다. 3홀을 남기고 3타 차 선두가 된 켑카는 다시 여유를 찾았다. 켑카는 17번홀에서 보기로 1타를 더 잃었지만, 18번홀을 파로 막아내며 1위를 지켜냈다. 이날 4오버파 74타를 쳤지만, 합계 8언더파 272타를 적어내 존슨을 2타 차로 따돌렸다. PGA 투어 통산 6번째 우승이자 메이저 대회 4번째 우승이다.
또 이날 우승으로 월터 헤이건과 진 사라젠, 벤 호건, 잭 니클라우스, 리 트레비노, 타이거 우즈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2승 이상을 기록한 7번째 선수가 됐다. 켑카는 2017년과 2018년 US오픈에서 연속 우승했고, 2018년에 이어 올해 PGA 챔피언십 2연패에 성공했다.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모두 2연패를 달성한 건 켑카가 최초다. 또 이 대회 우승자에게 주는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2년 연속 받은 것은 2006년과 2007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올해 켑카가 12년 만이다. 켑카는 오는 6월 16일 개막하는 US오픈에서 3연패를 노린다.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되찾을 전망이다. 켑카는 지난해 10월 제주도에서 열린 CJ컵에서 우승 뒤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9주 동안 황제의 자리에 머물다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부진해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서 1위를 내줬다. 이날 우승으로 경기 뒤 발표 예정인 세계랭킹에서 약 4개월 만에 다시 1위를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우승 상금은 198만 달러(약 23억6700만원)다.
지난 주 AT&T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32)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2오버파 72타를 적어냈지만, 합계 이븐파 280타를 쳐 단독 7위에 올랐다.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