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의 김윤석 "늦깍이 배우라 오히려 다행"

  • 등록 2008-02-14 오전 10:02:31

    수정 2008-02-14 오전 10:25:04

▲ 김윤석(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아직 실감 하지 못하겠습니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윤석(42)은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우선 물을 들이켰다. 그럴 만도 했다. 영화 ‘추격자’(감독 나홍진, 제작 영화사 비단길)의 개봉은 14일이었지만 이미 설 연휴 직전까지 30여회의 인터뷰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2006년 추석에 개봉했던 ‘타짜’에서 아귀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윤석은 당시에도 인터뷰를 30여회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는 ‘타짜’가 개봉한 이후였다. 그로부터 2년 정도가 흐른 지금 김윤석은 “태어나 단기간에 이렇게 인터뷰를 많이 하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 표정에는 ‘즐거운 피곤’이 묻어있었다.

김윤석은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 ‘추격자’에서 전직 형사출신이면서 출장안마소, 소위 보도방을 운영하고 있는 엄중호 역을 맡아 연쇄살인범 지영민 역을 맡은 하정우와 함께 극을 이끌었다.

1월 말 기자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된 ‘추격자’는 모처럼 평단과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기대작으로 급부상했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꼼꼼한 연출력과 우직하게 들이미는 뚝심은 물론이고 김윤석과 하정우 두 배우의 연기대결이 시종일관 극을 팽팽하게 이끌었기 때문이다.

◇ 최소한의 선을 넘은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의 대결

김윤석은 자신이 연기한 엄중호에 대해 “여자들 등쳐먹고 살면서도 외제차를 몰고 허세를 부리는 속물적인 인간”이라고 말했다. 비리를 저질러 경찰에서 옷을 벗은 엄중호가 졸지에 연쇄살인마인 지영민을 쫒는 것은 정의감에 불타서가 아니라 지영민이 자신의 보도방 아가씨를 다른 곳에 팔아먹었다는 의심에서다.

“엄중호 역시 선인보다는 악인에 가까운 캐릭터입니다. 다만 지영민과 다른 것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최소한의 존엄성을 잃지 않은 인물이라는 점이죠” 김윤석은 ‘추격자’를 촬영하며 가장 중점을 둔 것이 ‘리얼리티’라고 강조했다. “세상 사람들을 보면 누구나 착한 마음도 있고 나쁜 마음도 있고 이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엄중호는 착하게 살겠다고 마음 먹은 인간은 아닙니다. 그래도 인간으로서 금도를 넘지 않은 측면에서 지영민과 천지차이죠.”

김윤석은 하정우와의 연기에 대해서도 “환상적이었다”는 말로 만족감을 나타냈다. 서로 쫓고 쫓기며 구르고 뒹굴고 격투 신까지 찍었던 하정우와 촬영기간 중 “사랑에 빠질 정도로 호흡이 잘 맞았다”는 것. 영화 속 실제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싸움 신에서 찰과상 하나도 입지 않을 만큼 두 배우는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촬영을 진행했다.

◇ 늦깎이 배우라 오히려 다행

김윤석은 부산 동의대 재학 시절 우연찮게 본 연극을 보고 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대학을 나와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판에서 실력을 쌓다가 다시 부산으로 낙향 해 인고의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그동안 연극판에서 함께 활동하던 동료들과 선후배들이 한국영화의 주요 배우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와 절친한 송강호가 대표적이다.
 
▲ 김윤석(사진=김정욱 기자)


“오히려 늦게 이름이 알려진 게 더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김윤석은 영화 ‘공공의 적’과 ‘범죄의 재구성’으로 단역이지만 대중들 앞에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후 아침드라마 ‘있을때 잘해’를 거쳐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서 아귀 역으로 주인공이었던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영화 팬들 사이에서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가드 올려”라고 아들 동구(류덕환 분)를 몰아세우는 무뚝뚝한 아버지 역의 김윤석을 기억하는 이도 많다. ‘추격자’ 이전에는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에서 록 밴드 활화산의 베이스를 치는 ‘성욱’으로 분해 일상에 찌든 40대 남자들의 유쾌한 일탈을 연기하기도 했다.

“지켜보는 시간을 가진 셈이죠. 아! 저렇게 하면 안되겠구나 내지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할 시간을 마련한 것 같습니다.”이렇게 서른 중반을 넘어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김윤석은 결국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한국영화 기대작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서른 중반이 넘도록 장가도 못하고 연극판에서 전전하니까 한숨만 나오는 아들이었죠. 늦게나마 장가도 가고 이렇게 이름도 알리니까 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십니다.”

◇고생한 스태프들 덕분...그저 감사하다

5개월간 촬영한 ‘추격자’는 촬영 장면 대부분이 밤 장면이었고 비가 오는 장면도 많았다. 그만큼 스태프들이 고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환경. 그러나 ‘추격자’의 현장 촬영 스태프들은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지난해 8월부터 삭풍이 불었던 12월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영화를 촬영했다.

“한 여름 무더위와 한 겨울 추위까지 모두 경험하며 영화를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밤 장면이 많아서 조명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했지요. 나홍진 감독은 신인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신인 감독답지 않은 포스로 현장을 장악하고 배우들과의 대화를 중시해 배우들의 120%를 뽑아내더군요” 김윤석은 촬영 뒷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하자 “어휴” 한숨을 내쉬면서도 싱글거리는 표정으로 당시의 분위기를 털어놨다.
 
▲ 김윤석(사진=김정욱 기자)


영화 속에 달리는 장면이 많아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저와 정우는 그냥 뛰면 되지만 스태프들은 카메라를 들고 마이크를 이고 조명을 맞추고 하면서 배우랑 똑같이 뛰어야 합니다. 배우들 고생이야 스태프 고생에 비하면 감내할 만 하죠”라며 스태프들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혹시라도 못다한 말이 있으면 한 마디만 덧붙여 달라고 부탁했다. 김윤석은 서슴없이 답했다. “다른 말들이야 몰라도 스태프들 덕분에 좋은 영화가 나왔다고 꼭 적어 주세요. 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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