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발표두고 관세청-지경부, 설왕설래한 사연?

수출입 잠정,확보치 간 오차..관세청 "발표시점 늦추자"
지경부 "30년 넘게 매월 1일 발표..선행성 가져"
  • 등록 2012-05-29 오전 7:05:00

    수정 2012-05-29 오전 7:05:00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9일자 12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최근 지식경제부는 `수출입통계` 때문에 괜스레 관세청과 얼굴을 붉힐 뻔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해 12월 수출액 오류였다.



지경부는 매월 1일 수출입동향을 발표한다. 이 속보치는 관세청의 통관 실적을 바탕으로 하며 보름 뒤 관세청은 오류를 바로잡아 확정치를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해 12월 수출 수치 간 오차가 20억 달러 가량 났다. 관세청의 잘못도 지경부의 잘못도 아니었다. 한 철강업체가 관세청에 수출액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실수였기 때문이다. 업체가 원과 달러를 혼동해 10억 원을 10억 달러로 잘못 기재했다는 것이다.



29일 지식경제부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일은 극히 드물지만 사실 수출입통계 속보치와 확정치 수치 간 오차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지경부 수출입과 관계자는 "사전 신고제에 사후 검사로 실제 신고와 금액이 다를 수 있어 발표 잠정치와 확정치 간 차이는 항상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의 화살은 정부를 향했고 심지어 지경부가 뒤늦게 오류를 발견한 뒤 관세청에 이를 시정하라고 요구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지경부와 관세청 간 껄끄러운 상황이 벌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관세청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발표하는 입장에서 우리는 사실상 `을`"이라며 "우리가 마치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처럼 비쳐져 곤혹스러웠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관세청은 지경부에 자료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식의 불쾌감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날짜를 뒤로 좀 늦추자는 제안도 있었다. 오류를 시정할 시간을 좀 벌자는 취지에서다. 지경부 관계자는 "언론에서 오류를 계속 지적하니 수치를 갖고 있는 기관으로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을 좀더 가졌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하루, 이틀이라도 발표시점을 미루자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경부는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30년 넘게 고정적으로 발표해오던 관행이 있는데다 매달 1일 발표되면서 시장참가자나 전문가들에게 수출입통계가 선행지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수출입통계는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 세계 경기를 진단하고 전망할 때 주요 지표로 쓰인다. 지경부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세계 경제선행지표(GLI) 10 가지에 한국 수출이 들어가 있을 정도다. 비교적 빨리 발표되며 대외 경기를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점 때문이다.



결국 기존 관행대로 매달 1일 발표하는 것으로 잘 마무리됐지만 이후 관세청은 사후 검사를 더 엄격하게 하는 방향으로 보완을 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자세한 프로세스는 모르겠지만 관세청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업데이트 해서 걸러내고 있다고 들었다"며 "오류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이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관세청은 예민한 분위기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미 해명자료가 나간 상황이고 현재로선 더이상 기사가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검사 환경을 개선했다 하더라도 좋은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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