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1상 마친 줄기세포치료제 '조건부 허가' 내줘야"

대표적 줄기세포치료제업체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
화학약품식 규제로 시간,비용 부담커 중증환자 혜택못봐
일반약과 달리 임상1상 안전성 입증되면 시판허가해야
올해는 줄기세표치료제 흑자전환,시장성 입증하는 해
  • 등록 2019-03-14 오전 5:00:00

    수정 2019-03-14 오전 5:00:00

[이데일리 류성 기자]“살아있는 세포로 만드는 줄기세포치료제는 혁신적 약효를 갖춘 신기술 의약품이기 때문에 기존 일반 화학약물과 차별화된 정부 제도와 규제가 필요하다. 화학약품과 똑같은 규제적용을 받다보니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너무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게 큰 어려움이다.”

국내 대표적 줄기세포치료제 업체인 메드포스트의 양윤선 대표는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정부의 특혜보다는 ‘맞춤형 제도’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의약품에서 줄기세포치료제,유전자치료제 등 첨단제재는 따로 분리하여 적합한 제도를 만들어 적용해야하고, 이 제도가 조기에 실행될수 있도록 운영 프로세스를 명확히 하는게 시급하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양 대표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 막대한 시간,자금이 들다보니 의약품 출시가 늦춰질뿐 아니라 단가가 급등하게 된다”며 “이는 무엇보다 치료제가 없어 중증질환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환자들에게서 실낱같은 희망을 빼앗는 결과를 낳고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나마 메디포스트의 대표적 제품인 무릎 골관절염 연골재생용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이 단일품목으로 연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희망을 주고있다. 카티스템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않고,시술단가가 900만원 이상하는 고가임에도 매년 40% 가량씩 수요가 늘고있다. 지난해에는 시술 3472건을 기록하며 매출 140억원 가량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양대표는 “메디포스트의 줄기세포치료제는 모두 제대혈에서 유래한 줄기세포 일부를 분리,배양한 것을 주원료로 사용해 타인의 줄기세포로 범용화된 의약품으로 만든다”며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를 뽑아 만드는 자가 줄기세포치료제와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도 한국 제품이고 지금까지 나온 전세계 치료제 8개 가운데 절반을 국내기업이 만들 정도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이 제대로 열리지 않고있어 업계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있다.”

그는 우리기업들이 세계적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 본궤도에 오를수 있도록 정부가 현행 제도를 유연하게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양 대표는 지난 2016년 정부가 도입했지만 지금은 적용조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조건부 허가제’의 활성화를 꼽았다.

그는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상1상을 성공적으로 끝마쳤다는 것은 안전성이 확인됐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런 경우 정부가 조건부로 판매허가를 내주게 되면 지금도 치명적 질환으로 절망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수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일반 화학약품과 동일 규제를 받다보니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해서 출시하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이 10년을 훌쩍 넘어선다.

줄기세포치료제가 의약계의 관심을 끄는 것은 기존 치료제가 해결하지 못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약효를 지녔기 때문이다. 특히 줄기세포치료제는 복합적인 기전을 통해 망가진 세포나 조직을 재생시킬수 있는 특별한 효능을 발휘한다. 예컨대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은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이 안되는 무릎 연골조직을 완전하게 재생시켜 주는 효과를 낸다. 이 회사가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뉴모스템은 미숙아의 망가진 폐조직의 염증과 섬유화를 막아주는 약효를 지녔다.

양대표는 서울대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성균관대 의대 교수로 제자들을 가르치다 지난 2000년 지인들의 권유로 벤처를 창업하면서 기업인의 길을 걷고 있다. 안정적이고 명예로운 교수직을 접고 사업을 시작한 것에 대해 지금껏 한번도 후회를 해본적이 없다는 그는 “사업을 하면서 의사로서 근무할 때보다 더 큰 세상을 만날수 있게 된 것을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장 적자가 나더라도 미래를 위해 차기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은 게을리할수 없다. 다행히 주력제품인 카티스템의 성장에 탄력이 붙었고 제대혈,건강기능식품 사업도 탄탄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어 올해 흑자전환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

[]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살아있는 세포로 만드는 줄기세표치료제는 일반 화학약품과 다른 차별화된 규제를 적용해야 치료제가 없어 절망하고 있는 중증환자들을 신속하게 치료할수 있게된다”고 강조했다. 신태현 기자
그는 최근 바이오기업 연구개발비의 자산화 처리에 대한 회계기준이 엄격해져 바이오 기업들이 흑자를 내는 것이 쉽지 않아진 상황에서도 올해는 이익을 낼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메디포스트(078160)는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매출 443억원에 영업적자 68억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임상1상 이전을 기준으로 들어간 R&D 투자는 비용으로,이후는 자산으로 각각 처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임상3상 이전에 들어간 연구개발비는 100% 비용으로 산정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R&D에 들어간 100여억원 가운데 90억원 가량이 비용처리되면서 적자전환을 피할수 없었다.

메디포스트는 전체 인력 220여명 중 절반이 R&D 인력이고, 연구개발비로 매년 매출 25% 가량을 쏟아부을 정도로 신약개발에 회사역량을 집중하는 대표적 바이오 기업으로 손꼽힌다.

“올해는 줄기세포치료제의 시장성과 가능성을 모두 보여주는 한해로 만들겠다. 카티스템의 해외 진출과 치매 치료제인 뉴로스템,미숙아 폐치료제인 뉴모스템 등의 국내외 임상시험, 차세대 파이프라인들의 신규임상시험 진입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겠다.”

양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지 20년째지만 본게임은 아직 시작도 안한 기분이다”며 “바이오 분야에서는 호흡을 길게 하며 사업을 해야 좋은 결과를 볼수있다”고 확신했다.

고가의 줄기세포치료제는 여유가 있는 일부 부유층에게만 해당되는 의약품이라는 지적에 그는 “곧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인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들의 상용화가 10년이내에 이뤄질 것이다”며 “이때가 되면 서민들도 줄기세포치료제 혜택을 부담없이 누릴수 있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가 경기 판교 본사건물에 있는 제대혈 저장탱크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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