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판세②]"트럼프 정권 심판론 대세" vs "경제호황..뚜껑 열어봐야"

‘反트럼프 여풍’ 파괴력이냐
숨은 ‘샤이 트럼프’ 저력이냐
부모·자녀 격리한 이민정책 반발
女유권자 대거 ‘한 표’ 행사할 듯
각종 여론 수치 민주당 승리 점쳐
美경제 호황에 대외적 파워 강해져
도덕적 문제 탓에 드러내지 않을 뿐
상당수 트럼프와 공화당지지 점쳐
  • 등록 2018-09-10 오전 5:00:00

    수정 2018-09-10 오전 5:00:00

미 의회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평생을 미국인으로 살았는데,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이긴 기억은 별로 없네요. 이번에도 야당(민주당)이 이기지 않을까요. 트럼프는 우리 같은 이민자들에겐 별로 인기가 없습니다.”(가브리엘 산체스·42세·멕시코 이민 2세·금융권 종사·민주당 지지) VS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대세론의 주인공이었죠. 근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정반대 아니었나요. 이른바 ‘샤이(shy)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힘은 놀라웠죠. 저는 공화당의 승리에 돈을 걸겠습니다.”(마이크 토스카노·38세·뉴욕 브롱스 출신·부동산업 종사·공화당 지지)

‘11·6 중간선거’의 판세는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정권심판론’ 부상하면서다. 그러나 아직 결과를 속단하긴 이르다. 익명의 여론조사 특성상 밑바닥 민심까지 샅샅이 살펴보긴 어려운 탓이다. 미 선거 분석가들은 반(反) 트럼프 성향이 짙은 여풍(女風)의 파괴력과 샤이(shy) 트럼프의 저력 간 대결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본다. 선거 막판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을 비롯한 각종 트럼프발(發) 악재와 북핵(北核) 해결 등을 통한 트럼프의 ‘민심(民心) 뒤집기’ 시도 간 대결도 눈여겨봐야 할 변수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기울어진 판세?..민주 ‘우세’

이번 선거는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을 독식한 미 정치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대형 이벤트다. 연방 하원의원 435명을 전원 교체하고,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이 바뀐다. 36명의 주지사도 새로 뽑는다. 최대 관심은 역시 ‘하원’ 선거다. 하원에서 이기는 당이 승자로 평가받아왔기 때문이다. 각종 지표는 ‘민주당의 우세’를 가리킨다. 선거분석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7일(현지시간) 현재 민주당의 승리 가능성이 76.3%로, 공화당(23.7%)을 압도한다고 봤다. 지금 바로 투표한다면 민주당은 230석을 챙기는 반면, 공화당은 205석에 그친다. 같은 날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도 민주당 201석, 공화당 191석, 경합 43석으로 민주당의 우세를 점쳤다. 승기(勝機)의 냄새를 쫓는 정치후원금이 민주당으로 급격히 몰린 배경이다. 지난 7월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현역 공화당 의원 17개 지역구 중 11개에서 민주당 후보의 후원금이 공화당 의원을 앞질렀다.

다만, 민주당이 상원의 패권까지 거머쥐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현재 상원은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려면 2석을 더 얻어야 한다. 문제는 35개 선거구 중 민주당이 현역인 곳은 26개뿐이라는 데 있다. 여기서 모두 이기고 공화당의 9석 중 2석까지 챙기기란 쉽지 않다. RCP에 따르면 주지사의 경우 오히려 공화당 22석, 민주당 20석, 경합 8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주지사 선거는 의회 선거와 달리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장악력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면서도 “2020년 대선운동 지형을 형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밑바닥 민심+女風 ‘주목’

전문가들은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에 주목한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짙은 여성이 얼마만큼 투표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미 럿거스대 미국여성정치센터(CAWP)의 분석을 보면, 2016년 대선 당시 여성 유권자 중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는 41%로, 남성 유권자(52%)보다 크게 낮았다. 민주당의 에이미 데시 선거전략가는 “힐러리의 우세를 점쳤던 여론조사만 믿고 투표장을 가지 않은 여성 유권자들이 이번에 대거 ‘한 표’를 행사한다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분명 여성 유권자의 파워는 거셀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켈리 코뮤(31·회사원)는 “여성은 남성보다 아이들에 대한 정책에 관심이 크다”며 “최근 부모와 자녀를 강제 격리시켰던 트럼프의 이민정책은 결정적”이라고 했다.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밑바닥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사다. 경합지역 43석의 판세가 오리무중이라는 점에서다. 2016년 ‘샤이 트럼프’의 반란이 다시 일어나지 말란 법은 없다. 공화당 지지자인 마이크 토스카노(47·자영업)는 “지금 미 경제는 호황이고, 대내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이 세졌다. 그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미국을 위해 뛴 적이 있는가”라며 “트럼프의 좌충우돌 성향과 도덕적 문제가 탓에 드러내지 않을 뿐, 많은 미국인은 이미 트럼프와 그의 공화당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AP연합
◇2020년 재선이냐, 탄핵이냐

이번 선거는 아메리카 퍼스트(미 우선주의)로 상징하는 트럼프 정책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거취까지도 좌지우지할 수 있다. 만약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 대(對) 트럼프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게 뻔하다. 당장 모든 위원회의 장을 독식한 민주당은 우방인 캐나다를 제외한 미·멕시코 간 새 양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비준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 더 나아가 청문회와 증인소환, 문서조사 등 다수당의 각종 권한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할 수 있다.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의 방향타에 따라 탄핵 소추까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달말 WP·ABC뉴스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9가 ‘대통령 탄핵’에 찬성을 표해 ‘반대’(46%)를 눌렀다. 컨설팅업체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븐 오쿤 통상전문가는 “야당은 대통령이 원하는 어떤 것도 승인하지 않고, 각종 조사에만 매달릴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매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몸을 싣고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선거에 ‘올인’하는 이유다. 해외순방은 아예 선거 후로 미뤘다. 핵심 슬로건은 ‘경제성과’다. 올 2분기 4.2%(연율)의 성장률과 완전고용 수준의 실업률을 내세운 전략이다. 그러나 부자감세·재정파탄으로 반격을 꾀하는 민주당의 공세도 만만찮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대북(對北) 특사단의 중재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비핵화 협상이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 건 트럼프 대통령에겐 호재다. 미 국민의 반중(反中) 정서에 기댄 미·중 무역전쟁의 피치는 최고조로 끌어올릴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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