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J]커피회사가 잠을 판다고?

급성장하는 수면시장…낮잠 제공 서비스 속속 등장
네슬레도 카페인 이용 '역발상 수면카페' 열어
8000원에 잠까지, 커피 판매에도 도움
  • 등록 2019-05-03 오전 5:30:00

    수정 2019-05-03 오전 5:30:00

[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전 세계적으로 수면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요즘, 도쿄시내 오피스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낮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속속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마사지를 중심으로 보디 케어를 제공하는 ‘라피네’가 지난 3월부터 도쿄역 주변인 마루노우치의 오피스 빌딩에서 새로운 낮잠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개시하자마자 예약이 꽉
찰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 서비스는 일반 샐러리맨의 점심시간 1시간 중 30분을 활용한 것으로, 점심을 간단하게 때우고 온 고객들이 짧지만 깊은 수면을 취하고 나면 오후 근무시간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을 효과로 내세우고 있다. 마시지 전문 회사답게 서비스가 시작하게 되면 숙련된 마사지사가 잠을 부르는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려주며 머리와 어깨 등 피로로 뭉쳐 있는 부위를 15분간 마사지한다. 이후 남은 15분간은 고객이 숙면을 취하게 한다. 매트리스 또한 전문 브랜드의 고급 제품을 사용해 수면의 질을 높인다. 이 서비스의 가격은 마사지 시술 15분과 낮잠 15분을 합쳐 총 30분에 2160엔(약 2만2000원)이다.

라피네와 같이 보디 케어를 전개하는 회사가 낮잠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관련 비즈니스의 확장성 차원에서 보면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런데 반대로 ‘잠’과는 도통 거리가 멀어 보이는 기업이 낮잠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선 사례도 있다. 다름 아닌 커피 전문기업 네슬레의 수면 카페가 그것이다. 대체로 ‘커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카페인’이다. 카페인은 졸음을 떨치거나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면’ 특히 ‘숙면’과는 쉽게 연결 지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일본 네슬레는 이런 카페인에 대한 일방 상식을 바로 잡는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역발상적으로 유료 수면 카페까지 오픈한 것이다.

그들의 논리를 보면 카페인은 섭취하고 나서 30분정도 후에 각성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몸이 바짝 긴장을 하는 일은 없다. 이러한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 커피전문 수면 카페 서비스의 30분짜리 내용을 보면 이렇다. 먼저 고객에게 카페인이 들어있는 커피를 마시게 한 후 안락한 리크라이닝 의자에 눕도록 해 수면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후 15분 이내에 잠이 들고 다시 15분이 지나면 앞서 마신 커피의 카페인 효과가 나기 시작하면서 잠에서 깨어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오히려 커피를 마시지 않고 잠이 들었을 때보다 훨씬 더 몸이 상쾌하고 낮잠 이후의 업무 효율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서비스의 가격은 라피네보다 저렴한 750엔(약 8000원)이다. 상식을 완전히 뒤집는 아주 기발한 신사업이자 본업인 커피 판매에도 큰 역할을 하는 캠페인의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극장의 프리미엄 의자를 이용한 낮잠 서비스라든가 낮잠전문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등장하면서 수면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 국민 누구나 옛날부터 습관처럼 그냥 써왔던 ‘잠이 보약’이라는 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해 나간다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잠’ 시장을 장악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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