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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 장애인복지관 이용 주민 이동에 불편
14일 현장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23일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산하 일용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건설노조 지부가 각각 노조원 1000여명을 이끌고 일자리를 요구하며 집회를 시작한 이후 일주일에 2~3회씩 새벽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첫날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작업장에 들어서는 한국노총 소속 건설 근로자들과 노조에 속하지 않은 근로자들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이 오갔다. 이날 경찰은 9개 중대 500여 명을 배치해 양대 노총이 충돌하는 것을 막았지만 인근 장애인복지관 등을 이용하는 주민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디에이치자이개포’는 공무원 아파트였던 개포주공8단지를 현대건설과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매입해 재건축하는 사업장이다.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되면 15개동에 1996가구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2021년 7월 입주예정으로 현재 터파기 공사가 진행중이다.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터파기는 골조나 콘크리트 가설 공사 때보다는 인력이 적게 투입된다. 노조 입장에선 터파기 상황에서 조합 소속 근로자가 현장을 장악해야 향후 공정에서 인력 추가 투입시 자기 조합원 일자리 확보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건설사 “공정률 떨어질라” 노심초사
이 탓에 다른 조합 소속 근로자나 비노조 근로자가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서로 방해하며 실력 행사에만 몰두하다보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사와 인근 주민들이 감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디에이치자이개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노노 충돌로 인한 공정 지연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건설사가 뒤집어 쓰고 있다”며 “공사가 늦어질까 걱정하는 입주예정자들의 문의도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장에서 양대 노조의 물리적 충돌 등으로 공사를 하기 어려운 것도 문제지만 서로 노조원을 채용하라는 압박이 더 무섭다”며 “공기업 취업청탁 비리와 다를 게 없는 요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