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의 성공학]투박한 금고는 가라…고흐 명화 새긴 '인테리어 금고'로 女心 저격

류성 산업전문기자가 만났습니다-김영숙 선일금고제작 대표
  • 등록 2018-07-25 오전 5:00:00

    수정 2018-07-25 오전 5:00:00

[파주=이데일리 류성 산업전문기자] “금고는 검은 돈이나 보석,현금다발만을 보관하는 은밀한 장소가 아니다. 인생의 소중한 추억거리를 간직해두는 보물상자다.”

한국 금고업계를 이끌고 있는 김영숙 선일금고제작 대표가 말하는 ‘금고 사용법’이다.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금고는 부의 상징이다. 묵직하고 둔탁한 모습으로 우리 머리속에 각인돼 있다. 김 대표는 금고에 대한 이런 일반적 고정관념을 뒤집으며 금고업계에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여성기업인이다.

선일금고는 국내 금고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대표 금고업체다. 지난해 매출(370억원)의 80%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수출은 미국,유럽,중국,중동,아프리카 등 전세계 100여 국가가 대상이다.

“국내는 경쟁사라 할만한 곳이 없고 해외를 통틀어서도 금고전문회사로 우리 회사에 비견할 만한 곳은 사실상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유럽 등의 주요 메이저 업체들도 대부분 우리 회사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을 정도로 제품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는 선일금고의 경쟁상대는 사실상 선일금고 자신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그는 벤치마킹할 경쟁사가 없다보니 자강불식(自强不息)하는 사내문화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귀띔했다.지난 72년 설립된 선일금고는 올해로 창업 46주년을 맞이했다. 1등 업체답게 항상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을 누구보다 앞서 내놓는 금고업계의 ‘트렌드 세터’로 정평이 나있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업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의 끈을 한순간도 놓아서는 안된다. 금고가 왜 존재하는가, 고객은 왜 금고를 구입하는가 등에 대한 원천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내 자신에게 던지다보니 기존 금고에 대한 상식을 깨뜨리는 혁신을 이룰수 있었다.”

김 대표는 선일금고가 금고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할 수 있었던 데는 업의 본질에 대한 ‘발상의 전환(thinking out of the box)’이 가장 큰 힘을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선일금고 대표는 “금고는 단순히 귀중품만을 보관하는 창고가 아닌 인테리어 가구다”고 재규정하고 업계에 인테리어 금고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신태현 기자
우선 금고라는 제품 용도에 대한 기본적 정의를 재설정했다.금고를 단순히 소중한 귀중품을 보관하는 소형창고가 아닌 ‘인테리어 가구’로 정의하고 이에 맞춰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기존 금고 전면에 어김없이 붙어있던 잠금장치(락)를 없애고 고흐 등 유명 화가의 명화나 꽃,나비등 문양으로 대체한 금고(브랜드 루셀)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전면에 있던 락을 세계 최초로 터치 버튼을 장착시키는 혁신을 더했다. 네모 반듯한 금고 디자인 대신 커브 곡선으로 바꾼 것도 이 회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디자인 혁신이다.

“여자가 금고를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세상에 반드시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려면 당장 나부터 사고 싶은 금고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고민을 하다보니 칙칙한 금고의 디자인을 화려하고 이쁘게 바꾸는 게 선결해야할 핵심 문제라는 걸 깨닫게 됐다.”

김 대표는 어두운 곳에 있던 금고가 인테리어 가구로 대변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금고의 주요 구매자인 여성이 선호하는 제품 디자인에 대한 치열한 고뇌가 자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귀중품 보관이라는 기존 금고 용도에 인테리어 가구라는 또다른 핵심 기능을 추가한 셈이다.

지금은 인테리어 가구 컨셉의 금고가 선일금고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선일금고가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인테리어 디자인 금고를 내놓자 ‘금고가 아니다’고 외면하던 경쟁 업체들도 현재는 대부분 모방제품을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 금고가 업계의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금고에 IT기능을 접목해 금고가 가지고 있던 전형적인 구닥다리 이미지에서 벗어나 첨단 제품으로 거듭나게 만든 것도 김 대표의 ‘발상의 전환’이 일궈낸 성과다.

“금고라는 제품에 대한 낡은 이미지가 여전한게 사실이다.이런 낡은 이미지가 지속된다면 금고산업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 이미지를 혁파해 나가기 위한 가장 효과적 해법이 금고에 혁신적 기능을 입히는 것이다.”

김 대표가 최첨단 이미지를 갖춘 금고로 첫손에 꼽은 것은 세계 최초로 선보인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기능을 갖춘 금고다. 이 금고는 도둑이 3M 이내로 금고에 접근하면 금고 주인의 스마트폰 앱으로 도난 위험 신호를 보내주는 기능까지 겸비하고 있다. 외출중에 금고문이 열리면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알람을 보내주기도 한다. 여기에 금고가 강제로 움직이거나 강한 충격을 받으면 금고에서 강한 경보음이 울릴 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알려준다

올해 하반기에 선일금고는 세계 최초로 홍채나 안면 인식으로 금고를 여닫을 수 있는 한단계 진화된 첨단 금고를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어서 금고 시장의 또다른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금고에 IT 첨단기능을 접목하면서 젊은 층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금고에 보관하는 아이템의 다변화도 김 대표가 깨뜨린 금고에 대한 고정관념 가운데 하나이다.

“보석,현금등 귀중품만 보관하는데 머물지 말고 자녀 탯줄이나 추억의 사진, 일기장,졸업장 등 개인마다의 소중한 추억거리까지 반영구적으로 간수할수 있는 곳이 금고다.” 김 대표는 이런 금고 보관의 확장성을 빗대 금고를 ‘내 인생의 보석상자’라는 단어로 압축한다.

이를 위해 그는 금고는 부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소중한 추억이 있는 개인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확신아래 50만~60만원대의 보급형 제품도 잇달아 선보이면서 금고 대중화를 선도하고 있다.기존 금고들은 평균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서는 고가였다.

여기에 기존 대리점 판매체제에만 의존하던 금고 유통에도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주요 홈쇼핑 채널 판매를 통해 금고는 개인 누구나 필요한 생활필수품이라는 인식을 적극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있는 것. 이제는 홈쇼핑 주요 판매 품목 리스트에 선일금고 제품도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일반인 사이에서 금고구매 바람이 불고 있다.

‘1인 1금고’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개인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 라인업도 대폭 확대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금고 모델은1500여가지에 달한다.

김영숙 선일금고 대표는 와이파이 및 블루투스 등 최첨단 IT 기능을 정착한 금고 모델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금고는 최첨단 IT기기”라는 이미지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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