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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새 오피스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입주시점이 돌아온 새 오피스텔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헌 오피스텔에 비해 새 오피스텔 임대료가 더 높고 수익률이 좋다는 얘기는 옛말이 된지 오래다. 오피스텔 공급 자체도 과잉인 상황에서 대체제인 새 아파트까지 올해 40만 가구 이상 입주하면서 ‘새 집도 장사 없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부동산정보서비스 직방이 지난 1~2월치 국토교통부 오피스텔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신축(2017년 이후 준공)한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은 3.89%로 나타났다. 구축(2017년 이전 준공)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 4.35%보다 0.46%포인트 낮았다. 경기도 신축, 구축 오피스텔의 임대수익률이 각각 3.83%, 4.67%이었으며 인천은 각각 4.18%, 4.79%이었다. 부산(신축 3.89%·구축 5.08%), 대구(신축 4.33%·구축 5.48%), 대전(신축 5.75%·구축 7.65%), 광주(신축 6.36%·구축 6.41%), 울산(신축 4.20%·구축 10.29%)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매매가는 비싼데 임대료는 비슷
매매가와 달리 월세는 새 오피스텔과 오래된 오피스텔의 격차가 크지 않다. 서울 신축 오피스텔의 전용면적 1㎡당 월세는 2만6200원으로 기존 오피스텔(2만1100원)과 510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서울에서 2017년 준공 전과 후 임대수익률 차이가 가장 컸던 지역은 금천구(-1.79%포인트)였으며 , 서초구(-0.96%포인트), 영등포구(-0.47%포인트), 강남구(-0.41%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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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2가 내 오피스텔의 전용면적 1㎡당 매매가를 살펴 보면 ‘오목교투웨니퍼스트’(2017년 준공)가 884만원, ‘스카이시티’(2014년 준공)가 694만원으로 190만원 차이가 났다. 그러나 두 오피스텔의 1㎡당 월세는 각각 2만2000원, 2만6000원으로 오히려 신축보다 구축이 더 비쌌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부천시 중동에서 작년에 준공된 ‘신중동역헤리움메트로타워’의 1㎡당 매매가는 637만원, ‘메트로팰리스1비동’(2004년 준공)은 448만원이었다. 그러나 1㎡당 월세는 월세는 각각 2만3100원, 2만2100원으로 비슷했다.
‘입주 폭탄에 장사 없다’…아파트 전세 인기도 한몫
새 오피스텔마저 수익률이 시원찮은 가장 큰 이유는 입주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8만8714실. 지난 2004년(9만567실)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 올해 풀린다. 특히 서울(1만1493실), 경기(4만559실), 인천(1만486실) 등 수도권에서 대부분의 물량(6만2538실)이 입주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수도권 오피스텔 건축 허가는 지난 2015년 6만4121실에서, 2016년 8만6986실, 2017년 9만4237실로 급증했다. 3~5년 전 허가가 난 오피스텔들의 준공이 속속 이뤄지면서 현재 공급 폭탄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월세 매물을 찾는 임차인은 더 깨끗하고 개선된 신축 오피스텔에 매력을 느낄 수 있지만 신규 물량이 많거나 공급이 많은 지역에서는 공실 우려로 월세가격이 오르는 데 한계가 있다. 비슷한 입지의 오피스텔이라면 신축의 임대수익률이 구축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신축이 역세권 입지, 저렴한 관리비, 주차가능 여부, 편리한 구조, 보안체계 등의 임차인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없다면 임대수익률 차이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