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작아도 기술은 '월드클래스'…상장직후 1.3조 기술수출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 인터뷰
"바이오벤처의 성공전략은 기술수출이 가장 효과적"
신약후보물질 발굴 전문 55명 연구인력이 핵심경쟁력
바이오산업 성장위해 '바이오거품'은 필수적인 요소
  • 등록 2019-04-19 오전 5:30:00

    수정 2019-04-19 오전 5:30:00

[이데일리 류성 기자] “요즘 바이오 업계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고 하지만 필수적인 요소다. 바이오산업은 10년이상 오랜시간과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야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거품이 없이는 바이오 산업을 키우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는 ‘바이오 거품’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단순히 성공할 것이라는 낙천적 시각보다는 개별 업체별 바이오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abl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자마자 미국 바이오업체 트리거테라퓨틱스에 6개 신약후보물질을 1조3000억원 가량에 기술수출하는 쾌거를 올리며 일약 ‘한국바이오업계의 신데델라’로 떠오른 기업이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상품화까지 직접 전과정을 해내는 것도 좋지만 한국의 바이오벤처에게는 벅찬 일이다. 업력이 백년이 넘어가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국내 바이오벤처와는 비교할수 없을 수준의 폭넓은 신약개발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경험과 자금이 부족한 국내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는 이들에게 기술수출을 하는 것이 윈윈을 거둘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다.”

이대표는 바이오벤처가 시장에 보여줄수 있는 부분은 기술 수출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개발한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견고히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의약품이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세계 의약품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점유한다. 국내 바이오벤처가 시작부터 국내가 아닌 미국을 겨냥해야 하는 이유다.”

그는 바이오벤처로서 단기간에 대규모 기술수출을 올린 비결로 “규모는 벤처지만 시작부터 눈높이는 글로벌 수준에 맞춰 신약개발을 해온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abl바이오가 주력으로 하는 분야는 차세대 항체치료제로 불리는 ‘이중항체’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신약후보물질은 대부분 면역력을 높여주면서도 암세포를 없애주는 면역항암치료 이중항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상에 진입한 이중항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는 바이오벤처로서 단기간에 대규모 기술수출을 올린 비결로 “규모는 벤처지만 시작부터 눈높이는 글로벌 수준에 맞춰 신약개발을 해온 덕분”이라고 귀띔했다. abl바이오 제공
최근들어 이중항체 의약품은 1가지 약으로 2가지 효과를 거둘수 있다는 강점으로 인해 각광을 받고 있는 분야다.

특히 그간 이중항체 분야의 성장을 발목잡아오던 생산성과 안정성 문제가 해결되면서 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규모는 연평균 34%씩 커지면서 지난2017년 1억 8000달러에서 2030년에는 93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23개 신약후보물질 가운데 현재까지 15개에 대해 파트너를 찾아 기술수출 또는 공동개발에 들어가면서 글로벌하게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국내 파트너로는 유한양행(000100), 동아에스티(170900),한독(002390) 등이 포진해있다.”

이대표는 회사업력이 3년에 불과할 정도로 짧지만 단기간에 메이저 제약사보다 많은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할수 있었던 데는 “뛰어난 연구진이 자리한다”고 소개했다.

abl바이오에서 일하고 있는 연구원은 모두 55명에 달한다. 이 연구원들은 대부분 신약후보물질 발굴분야의 전문가다. 얼핏 대단한 숫자가 아닌듯 하지만 국내 메이저 제약사들도 신약후보물질 연구인력규모에 있어서 만큼은 이 회사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그의 자부심이다.

“2주마다 한번씩 열리는 팀장회의에서 회사의 주요 사업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면 그대로 집행된다. 수직적 기업문화를 없애고 수평조직으로 바꾸다 보니 가능해진 일이다. 연구원들에게 완전한 자율을 주지 않고 통제를 하려고 하면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연구역량은 크게 떨어질수 밖에 없다.”

이대표는 신약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연구원 역량이 회사운명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연구원 우대 정책도 눈여겨 볼만하다. 해외에서 열리는 관련 학회에 박사급 연구원은 1년에 1회이상, 석사급은 2년에 1회이상 반드시 참석을 하고 회사에 보고를 해야한다. 관련분야의 세상 돌아가는 최신 흐름을 놓치지 말라는 이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그는 “회사가 연구원을 최우선하다보니 창업때부터 지금까지 중간에 퇴사한 연구원이 단 한명도 없이 모두가 한방향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3년전 창업때 함께 시작한 연구원 14명도 그대로 한배를 타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벤처의 대표인 이대표도 이 회사를 창업하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스텐포드의대에서 박사후 과정을 거친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제넨텍 등에서 일하다 한국에 돌아와 파멥신(208340)을 공동창업했다.

하지만 사업초기 자금수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회사에 어려움에 처하면서 부득이하게 중간에 길을 달리했다. 이후 한화 케미칼 바이오사업부 총괄로 이직을 했으나 입사 6개월만에 회사가 사업부를 정리하는 바람에 졸지에 실직자 신세가 됐다. 이때 절치부심하면서 창업한 게 오늘의 abl바이오다.

“한번 창업해서 경험한 실패가 재창업에서는 전화위복이 됐다.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게 기업성공의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대표는 실패한 창업을 통해 사업에 문외한이었던 과학자에서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내는 사업가로 거듭날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국 바이오산업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급속하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의약 선진국인 미국을 뛰어넘기는 당분간 힘들다. 우리는 미국과의 격차를 빠른 시간내 최대한 줄이는데 역점을 둬야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하게 성공하는 바이오기업들이 속속 등장해야 한다.”

그는 우수한 한국 의약산업의 인력과 정부의 전폭적 바이오산업 육성책이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하고 있다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밝게 평가했다.

이상훈 abl바이오 대표는 “경험과 자금이 부족한 국내 바이오벤처 입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기술수출을 하는 것이 윈윈을 거둘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abl바이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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