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희망이다]바텍, 사진·스펙·방문 등 3無면접…능력·열정만 봐요

"선입견 없이 능력만 보고 뽑겠다" 자신감
'공평한 기회' 제공 박탈감 없게
클라우드 사무환경 구축 "보고 위한 문서작업" 없어
양재동 스마트워크센터 업무 집중도 향상
  • 등록 2018-07-09 오전 2:02:32

    수정 2018-07-09 오전 7:14:35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편집자주] 이데일리는 좋은 일자리를 만든 기업, 기업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좋은 일자리가 대한민국의 희망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일자리면을 신설하고 일자리 창출과 근로환경 및 고용의 질 개선에 앞장선 기업들을 연중기획으로 소개합니다.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이데일리가 함께 합니다.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치과용 영상장비와 디지털 엑스레이 디텍터(촬상소자) 분야 선두권 기업인 바텍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신입사원 공채에서 △입사지원서 사진 △스펙 △1차 방문 면접 등 ‘세 가지’를 없앴다. 선입견을 없애고 오로지 전문성만 보고 인재를 선발하고 이 과정에서 의상·메이크업 등 지원자들의 경제적 부담까지 줄인다는 취지다. 김기석 바텍네트웍스 인사실장은 “나이나 외모, 성별, 국적, 학력, 경력, 연수나 인턴 경험, 외국어 점수 등 선입견을 갖게 하는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실력과 열정, 조직적합성 등 능력만 보고 뽑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바텍 공채에 지원한 참가자를 화상면접하고 있는 모습.(사진=바텍네트웍스 제공)
바텍은 입사를 희망하는 모든 지원자에게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입사지원자들은 바텍네트웍스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직무역량검사 ‘V-NAT’ 시험을 치른다. 정영주 인재경영팀장은 “일반적인 직무적성시험보다 훨씬 더 디테일하다”며 “해당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는 직무능력을 판단하는데 고려대상이 전혀 아니다. 정 팀장은 “자기소개서는 평가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평가결과가 달라질 수 밖에 없어 이를 표준화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3무(無) 면접을 통해 바텍에 입사한 전유지(24·경영기획팀)씨는 “일류대를 나오지 않았고 흔히 말하는 스펙용 자격증도 없어 3무 채용을 하지 않았다면 서류전형조차 통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채용과정에서 서류로는 어필할 수 없는 나만의 강점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춰 노력했다”고 말했다.

직무 전문성을 보는 1차 면접은 스카이프 같은 화상채팅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지원자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화장을 어떻게 했는지, 장소가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전씨는 “채용안내만 봤을 때에는 말로만 3무라고 하고 어떤 기준을 가지고 필터링을 하지 않을까 의심했다”며 “하지만 채용과정을 거치며 회사가 모든 지원자에게 선입견 없이 대하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차별 없는 공정한 기회를 통해 스스로의 노력으로 입사에 성공했기 때문인지 바텍의 공채사원 퇴사율은 2%에 불과하다. 정 팀장은 “3무 면접의 핵심은 스펙을 보지 않아도 회사에 맞는 인재를 잘 뽑을 수 있는 자신감과 스펙 때문에 기회를 박탈당하지 않는 공정성”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지원자의 스펙을 전혀 보지 않기 때문에 역량을 제대로 갖춘 인재를 뽑는 다양한 절차를 마련했다. 2차 면접이 대표적이다. 경험과 지식 위주로 20~30분간 진행하는 1차 면접과 달리 2차 면접은 회사에서 진행하는데 집단면접과 개인별 인성면접까지 4시간 정도 걸린다. 집단면접은 5~6명이 한 조를 이뤄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는 형식이다. 정 팀장은 “주어진 과제를 한 조가 머리를 맞대고 자료를 검색해 최종적으로 프리젠테이션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면접관이 동료들과 얼마나 협업하면서 일을 하는지, 문제해결 능력은 충분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며 “자신을 포장하는 일은 처음부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바텍네트웍스는 치과용 엑스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등 이미징 장비가 전문인 바텍(043150)과 디지털 엑스레이와 디텍터가 전문인 레이언스(228850)를 비롯해 7개 자회사로 구성됐다. 국내외 17개 법인에 1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글로벌 중견기업이다. 바텍과 레이언스가 진출한 나라는 100개국이 넘는다. 그러다 보니 효율적인 근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바텍은 원격근무를 위한 사무환경을 구축했다. 모든 PC를 없애고 클라우드 기반의 업무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래서 책상에 모니터와 키보드는 있지만 저장장치가 따로 없다. ‘근거’를 남기기 위한 메일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자료는 태스크관리 시스템을 통해 공유된다. 바텍 관계자는 “작업한 문서는 협업자들에게 보내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에 남겨 함께 보는 시스템”이라며 “보고를 위한 문서작업은 철저히 지양한다”고 말했다.

종이로 남기는 문서를 없애고 온라인을 통해 사전 협의를 비롯해 회의자료를 미리 검토해야 해 회의 시간은 줄면서 업무 밀도는 더 높아졌다. 또 누구에게나 자료가 공개되고 수정이나 의견첨가 등 히스토리가 남기 때문에 업무가 투명해졌다. 바텍 관계자는 “회사를 퇴사해도 자료는 그대로 남기 때문에 후임자가 와서 자료만 봐도 인수인계를 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바텍의 클라우드 업무시스템은 개발사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우수 도입 사례로 꼽을 정도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바텍은 원격근무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바텍네트웍스 스마트 워크센터’를 열었다. 굳이 경기도 화성시 본사에 출근하지 않고도 일을 할 수 있는 것. 이곳은 사무실을 관리하는 사람은 있지만 일을 관리하는 사람은 없다. 직원이 자율적이고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다. 이민하(37) 과제디자인팀 책임은 “주 업무를 시작하는 월요일과 오프라인 미팅을 주로 하는 목요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요일은 화성이 아닌 양재동으로 출근한다”며 “노량진에 있는 집에서 출근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 피로하지 않고 업무집중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팀장이나 실장 등 직속 관리자와 얼굴을 맞대지 않기 때문에 나태해질 수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자율성과 투명성을 원칙으로 모든 업무 진행상황은 투명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나태하거나 상사가 부하직원의 업무성과를 가로채는 일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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