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부터 꼬인 주택 공급대책…추석 후로 발표 미뤄지나

수도권 공공택지 후보지 사전 유출 후폭풍
정부 주택공급 계획 꼬일 대로 꼬인 상황
  • 등록 2018-09-11 오전 4:44:00

    수정 2018-09-11 오전 4:44:0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집값을 잡기 위해 수요 억제에 주력했던 정부가 신규 택지 조성을 통한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공급 대책을 내놓기 전부터 삐걱대고 있다.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 택지 후보지가 사전에 유출되면서 대상지 땅값은 오르고 지역 주민의 반발도 거세다. 사전 유출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되는 만큼 해당 지역이 신규 택지 후보지에 포함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대체지를 찾기도 쉽지 않아 과연 정부가 예고했던 대로 추석 전에 지자체와 공공택지 지정에 관한 합의를 완료하고 발표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온다.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이 꼬일 대로 꼬인 셈이다.

지난 5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 과천·의왕·광명시 등 정부가 준비 중인 신규 공공택지 후보지 8곳을 공개한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해당 지역 땅값은 뛰고 매수 문의도 빗발치는 상황이다.

과천 등 지역 주민은 인구 과밀, 교통 체증, 임대주택 기피 등을 이유로 공공택지 지정을 반대하며 시위나 반대 서명에 나서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곳도 있고, 택지지구 지정에 수반되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를 놓고 환경단체 등의 반대 여론도 들끓고 있다.

문제는 신규 택지 후보지가 사전에 공개되면서 정부의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졌다는 점이다. 신 의원을 통해 공개된 8곳을 그대로 택지지구로 확정하기엔 부작용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 땅값이 급등하면서 주택 공급 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토지보상비가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경기도 과천시 주암동 일대 그린벨트 내 임야는 올해 3월만 해도 3.3㎡당 35만원 안팎에서 시세가 형성됐지만 최근 8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땅값이 단기간 오르면서 손바뀜이 이뤄졌을 경우 토지 수용 과정에서 보상가격을 두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크다.

광명시 소하동 B공인 관계자는 “공공택지지구로 지정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 광명시 노온사동 인근 논밭을 사려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대부분 수용이 결정되면 보상가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될 것인지를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특히 신 의원의 후보지 공개 이전부터 해당 지역 토지 거래가 급증해 개발 정보가 미리 유출됐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는 만큼 이대로 강행할 경우 투기세력의 배만 불려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토부는 사전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관리하던 후보지가 유출된 경로에 대해 감사에 착수한 상태이지만 결과와 무관하게 최종 선택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그렇다고 이를 대체할 마땅한 후보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공급을 통해 집값을 잡으려면 수요가 몰리는 곳에 집을 지어 공급해야 하는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이같은 조건을 갖춘 대규모 택지 후보지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신규 택지지구 후보지가 유출되면서 국토부도 김이 빠진 건 사실”이라며 “사전 공개된 지역 가운데는 서울 강남과 연동해서 수요를 나름대로 분산할 수 있는 곳도 있어 정부가 곧 발표할 주택 공급 대책에 이들 지역을 넣기도, 아예 배제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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