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더 미룰 수 없는 탄력근로제 확대

  • 등록 2018-12-05 오전 5:00:00

    수정 2018-12-05 오전 5:00:00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연내 입법이 불투명해지면서 재계의 걱정이 커졌다. 주 52시간 근무제 위반에 대한 6개월 간의 계도기간이 연말에 종료되면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정부의 단속과 처벌이 시작된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위반한 사업주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이대로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가 중단되면 상당 수 기업인들은 범법자 신세가 될 판이다.

특히 연간 단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정보기술(IT) 업종이나 조선, 건설 등 업무량을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업종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최저임금 급등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이미 휘청이고 있는 기업들은 차라리 폐업하는 게 낫겠다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여·야·정 상설합의체가 지난달 5일 탄력근로제 확대 연내 처리에 합의하자 재계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말을 뒤집으면서 일정이 어긋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식 출범식에서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를 논의하면 국회도 그 결과를 기다려줄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밝혔다.

여·야 갈등 속에 4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결국 취소됐다. 그렇다고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노동계와 경사노위가 공익위원 선임을 두고 대립하면서 위원회 출범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

기업들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조선·통신장비 등 주력산업의 생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민간 투자는 반년째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경제를 지탱해 오던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대 중반에 턱걸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은 노동계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을 옥죄는 정책이 아니라,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들의 기를 살리는 정책이 절실하다. ‘이게 나라냐’라는 푸념이 다시 들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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