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의 육아일기]아이는 양육자의 민감한 반응에 '안정애착' 형성

아이들의 애착은 출생 초기 주 양육자인 부모와의 관계경험에서 형성
  • 등록 2019-03-23 오전 12:15:14

    수정 2019-03-23 오전 12:15:14

[김미선 다인이비인후과 심리상담센터장] 애착은 출생 초기 주 양육자인 부모와의 관계경험으로부터 형성된다. 이 시기에 부모가 아기의 신호(signal)에 공감적으로 따뜻하게 반응해 주면 아기는 부모와 안정애착을 형성하게 된다. 즉, 안정애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양육자의 민감한 반응, 공감 능력, 그리고 따뜻한 스킨십이 요구된
다. 이번 칼럼에서는 안정애착을 형성하는 첫 번째 조건인 ‘양육자의 민감한 반응’에 대해 살펴본다.

양육자의 일관성 있는 즉각적인 반응은 아기의 안정애착 형성을 촉진한다.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는 생존을 위해 자신을 돌봐주는 엄마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게 된다. 배가 고플 만하면 어느새 엄마 젖이 물려 있고, 춥다 싶으면 포근한 엄마 품에 안겨 있다. 실례를 해서 불편해지면 엄마의 부드러운 손길이 기저귀를 갈아준다.

이처럼 엄마가 자신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 필요를 채워주면 아기는 ‘어라, 내가 마음속으로 원하기만 했는데도 저절로 이루어지네!’라는 전능감을 맛보며 이 세상을 살만한 곳이라고 여기게 된다. 또한 아기는 ‘엄마는 날 사랑해’라는 애착대상에 대한 신뢰와 ‘나는 사랑받는 존재야’라는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즉, 자신의 필요를 살피는 엄마의 민감한 돌봄으로 인해 아기는 자라면서 건강한 자기 이미지인 ‘자기 표상’과 긍정적인 대상 이미지인 ‘타인 표상’을 발달시키게 된다. 이렇듯 자신과 타인에 대한 건강한 내적 표상은 아기로 하여금 엄마를 안전기지 삼아 호기심을 가지고 주변을 적극적으로 탐색하며 놀이를 즐기게 만든다. 당연히 아기의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언어적 발달이 촉진된다.

아기의 신호에 대한 엄마의 민감성이 애착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발달심리학자인 에인스워스는 미국의 볼티모어에서 26쌍의 어머니와 아기를 방문해 종단연구(시간차를 두고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연구)를 실시했다. 실험 결과 생후 3개월 동안 엄마가 아기에게 보인 반응이 6~9개월이 지난 후 엄마와 아기와의 상호작용에 판이한 결과를 가져왔다. 엄마가 출생 초기에 아기의 울음에 민감하게 대처해 달래준 경우 아기는 평균적인 수치보다 덜 울고 순해서 잘 보채지 않는 아이로 자랐다. 반면에 아기의 신호에 무관심하고 적절히 반응하지 못했을 경우 아기는 자라면서 성격도 까다롭고 잠투정도 심하며 더 많이 보챘다.

이와 같은 결과는 아기의 신호에 대한 엄마의 민감한 반응이 아기의 성격과 기질에 영향을 미칠 만큼 중요함을 보여준다. 아기의 욕구에 대한 엄마의 즉각적인 반응이 아이를 버릇없게 만든다는 행동주의 학자들의 주장에 비해 에인스워스는 엄마의 민감한 반응이 아기의 자신감과 자기 통제력을 길러준다고 반박한다. ‘아기가 울어도 내버려 두고 좀 울려야 커서 순해지고 노래도 잘 한다’라는 어른들의 말씀은 애착 이론에는 부합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의 신호에 반응하지 않는 무심한 부모로 인해 불안해진 아기는 더 자주 부모를 찾게 되고 그만큼 세상에 대해서도 불신의 마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자녀를 안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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