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에 제보...승리·정준영 단톡방 김씨, 나 알지?"

  • 등록 2019-03-24 오전 1:20:30

    수정 2019-03-24 오전 1:20:3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와 가수 정준영(구속)의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단톡방)의 불법 동영상 유출 피해자로 추정되는 누리꾼의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승리/정준영 단톡 유출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저는 말 그대로 승리/정준영 게이트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절대 거짓말은 없다. 제 말이 거짓이라면 그에 마땅한 처벌을 받을거다. 진실이다”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제가 지금 말하는 것들로 인해 저와 제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상이나 정확한 장소 그리고 피해 날짜에 대해선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제가 이 글을 씀으로써 거기에 있던 사람들과 조사를 하고 있는 경찰 분들은 제가 맞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먼저 그는 “지난 2016년 승리와 그의 친구들(단톡방 멤버들)을 소개 받아 알게 됐다”며 “승리는 연예인 같지 않게 승리 친구들과 내 친구들을 너무 살뜰히 잘 챙기길래 괜찮은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승리 친구들도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저녁때쯤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정준영과 동영상을 유포한 김모 씨가 나에게 말도 많이 건네며 술을 계속해서 건네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난 거리낌없이 술을 몇 번 받아 마셨는데 그 뒤로 기억이 안 나더라”라며 “내 친구들이 잘 아는데 난 술이 엄청 세서 잘 취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신 차려보니 내 친구가 날 흔들어 깨우고 있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속옷이 벗겨져 있었고 너무 놀라 황급히 그 곳에서 도망치듯 나왔다. 친구들이 계속해서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는데 기억이 안 났고, 창피하고 수치스러워서 ‘아무 일 없었겠지’하며 그냥 지나갔다”며 “거기에 승리와 승리의 친구들, 그리고 나와 내 친구들 밖에 없는 펜션 같은 곳이였기 때문에 범인은 당연히 승리 친구 무리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남겼다.

그러면서 그는 “승리/정준영 단톡방이 공개됐다고 했을 때 거기에 있던 모든 멤버들을 알기 때문에 왠지 불안하고 무서워서 처음엔 외면하다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유출된 대화 내용 중 한 날짜가 딱 나한테 그 일이 있었던 날이더라”라고 주장했다.

사진=네이트판 캡처
그는 “친구들에게 용기 내서 물었더니 사실 김모 씨가 친구들에게 나를 강간했지만 시간이 지나서 자기를 못 잡아 간다고 떠벌리고 웃으며 자랑질한 적이 많다더라”라고 적었다.

마지막으로 “경찰이 피해 여성을 찾는다고 들었다. 내가 외국에 나와있어 소식을 늦게 접했지만 경찰 조사를 돕고 싶다”면서 “지금 김모 씨가 유포로만 벌을 받고 폭행죄로 또 조사받고 있는 것 같지만 강간 그리고 불법 촬영까지 추가해야 내가 덜 억울하지 않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이런 일의 피해자는 뉴스에서만 보는 줄 알았는데 이게 나였다는게 충격적이고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 거 같다”는 그는 “김모 씨 넌 나 누군지 알겠지?”라고도 남겼다.

해당 글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며 ‘실시간 랭킹’ 상위권에 오르자 그는 “일단 경찰 유착 의혹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방송국에 제보하라고 조언해주셔서 SBS 뉴스에는 제보했고, 댓글 쓴 분 중에 한 분이 이 글을 PDF파일로 저장해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해주신 것 같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그는 자신의 글에 자작이라는 의심과 악성 댓글이 이어지자 당시 몽롱한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의 자신을 본 친구만 3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상을 밝힐 수 없으니 의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범죄자나 저나 똑같이 잘못이 있다고 댓글 남기는 분들은 도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길래 가해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해석하는지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의식이 없는 여자를 성폭행하고 촬영하고 유포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추악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 글을 올리겠다고 다짐한 순간부터 가해자들 봐줄 생각 전혀 없었다”는 그는 “악플을 남기는 2차 가해자들까지 포함해서 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사진=SBS ‘8 뉴스’ 방송 캡처
글쓴이가 지목한 ‘김 씨’는 지난 12일 SBS ‘8 뉴스’가 공개한 정준영의 단톡방 대화 메시지에 등장한다.

김 씨는 지난 2016년 4월 17일 FT아일랜드 전 멤버 최종훈이 “뭐야 기절이잖아”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기절이면 어쩌라고”, “기절이니까 플래시 켜고 찍은 거지”라고 답했다. 이에 정준영은 “강간했네ㅋㅋ”이라고 반응했다. 2015년 12월 25일에는 정준영이 “무음으로 사진 찍어봐”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김 씨는 불법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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