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로 유혹, 배송비 덤터기…포털 '커머스 낚시질' 방관

'상품값만 가격비교' 악용…배송비 10만원 상품 등장
네이버·카카오 "가격비교 어뷰징 막기 위한 대책 강구"
  • 등록 2019-04-09 오전 5:00:00

    수정 2019-04-09 오후 1:20:54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일부 인터넷쇼핑몰 판매자들이 포털의 가격비교 맹점을 악용해 판매가를 낮추고 배송비를 턱없이 높이는 식의 기만적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다. 경쟁적으로 커머스 강화를 외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 같은 기만적 행태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오후 현재 네이버와 다음에서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검색하면 최저가 제품으로 G마켓에서 판매하는 14만6060원 링크가 최상단에 검색된다. 다음 최저가로는 멸치쇼핑의 14만6070원과 10원 차이로 최상단을 차지한 것이다. 11번가가 다음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상품 가격만 놓고 보면 시중 판매가에 비해 저렴하다. 하지만 상품가 왼쪽엔 황당한 수준의 배송비가 적혀 있다. 최저가 상품으로 최상단에 오른 지마켓 상품 배송비는 6만9000원, 멸치쇼핑 상품 배송비는 5만5000원이다. 11번가 역시 6만원이다.

통상의 배송비인 2500원에 비해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무선 충전 기능을 탑재한 에어팟 2세대 제품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배송비는 최대 11만2000원까지 올라간다. ‘다음’의 경우는 최상단의 11번가 제품만 배송비가 6만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다만 낚시성 상품은 네이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네이버 쇼핑에서 검색한 에어팟 가격비교.
낚시성 가격은 일단 가격비교 검색 결과에서 최상단에 올리면 최소 가격 2~3위 업체보다 압도적인 이용자 유입을 기록할 수 있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 같은 저질 최저가 경쟁은 상품 가격만을 반영해 최상단에 노출하는 포털 사이트의 가격비교 운영 행태를 악용한 것이다.

네이버의 경우 첫 가격비교 화면에서 배송료를 확인할 수 있지만 다음의 경우 배송 유·무료 여부만 확인 가능하다. 두 포털 모두 검색 화면이 아닌 자체 ‘쇼핑’ 화면에선 ‘배송비 포함’ 금액을 통한 가격비교가 가능하지만 저질 최저가 경쟁을 막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낚시성 상품이 최상단을 점령하는 상황이 이어지며 이용자들 입장에서도 정작 첫 화면에선 제대로 된 ‘가격비교’를 하기 힘든 구조다.

포털들도 일부 쇼핑몰들의 낚시성 가격 게재를 인식하고 가격 어뷰징을 막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어뷰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해당 오픈마켓이나 쇼핑몰에 수정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배송비 포함 가격을 첫 화면에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선 “가격 왜곡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이 보다 더 배송비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 측도 “기본적으로 무료배송 상품이 많아 (가격비교) 첫화면에선 배송비를 포함하지 않은 가격으로 최저가를 노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쇼핑 하우 페이지에선 가격 어뷰징을 막기 위해 상품가격에 배송비를 포함해 최저가로 노출하고 있다”며 “배송비가 10만원을 넘거나 상품가보다 비싼 경우는 어뷰징으로 보고 노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오픈마켓 측도 자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마켓 운영사인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이번 건과 같은 소비자 유인용 가격 책정 상품에 대해선 삭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가격 왜곡이 일어나지 않을 근본적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11번가 측도 “판매자에게 배송비에 대한 소명자료를 요청하고 소명하지 못할 경우 판매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는 오픈마켓의 특성상 입점 쇼핑몰의 ‘가격책정’에 관여하기 쉽지 않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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