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재규어 XE 2.0d - 재규어의 또 다른 발전을 위한 존재

  • 등록 2017-10-26 오전 4:13:08

    수정 2017-10-26 오전 4:13:08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2017년, 재규어 XE를 무척 오랜만에 만났다.

개인적으로 디젤게이트는 재규어에게 호재가 생각했다. 아우디 프리미엄 디젤 세단의 구매층이 이탈하면서 어쩌면 재규어에 흘러갈 가능성이 제법 높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이탈된 소비자들은 다시 한 번 ‘독일 디젤’로 쏠리는 현상을 보였다. 다만 긴 시간을 지나 다시 한 번 독일 디젤에서 꽤 소란스러운 이슈가 발생했지만 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시장에서 재규어는 ‘늘 좋은 대체자’라는 느낌이다. 고민에 있어 첫 번째로 머리 속을 채우는 차량이라고 말하긴 어려움이 있는 것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재규어의 잘못이 아니다. 그저 추격자가 가지고 가야 할 핸디캡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그런 핸디캡 속에서도 재규어는 다양한 차량 포트폴리오와 경쟁력이 돋보이는 인제니움 파워트레인 그리고 다양한 편의 사양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다만 경쟁 시장에서 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XJ나 XF에 비해 막내의 임무를 담당하는 XE는 조금 더 분발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심심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디자인

재규어 XE는 통상적으로 시장의 후발 주자들이 기존 모델의 수치를 앞지르려는 ‘과욕’을 부리는 것과 다른 차분한 모습이다. 이는 체격에서도 드러나는 현상인데 4,670mm로 평범하게 느껴지는 전장은 물론이고 1,850mm의 전폭 역시 특별함은 없다. 다만 스포츠카 브랜드답게 1,415mm까지 낮춘 전고는 재규어 특유의 낮게 깔리는 실루엣을 완성한다. 덧붙여 휠베이스 2,835mm로 경쟁 모델 대비 소폭 긴 편이다.

XF가 그랬던 것처럼 파격적인 이미지는 덜하지만 재규어 XE는 재규어 가문의 가장 작은 존재지만 재규어의 디자인 테마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낮은 비례에서 시작된 여유로운 보닛과 유려한 실루엣으로 구현되는 측면은 말 그대로 재규어다운 모습이다. 특히 프론트 그릴의 구성이나 범퍼 디자인은 부인할 수 없는 재규어의 혈통을 느낄 수 있다.

낮은 숄더 라인으로 시작된 XE의 측면 디자인은 스포츠카 브랜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유려한 루프에 비해 차체의 터치가 다소 단조로운 모습이지만 긴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안정적이면서 우아한 감성을 연출하는 효과를 얻었다. 다만 XE만의 특별한 포인트가 없다는 점은 디자인 부분에서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었다.

살짝 긴장되어 있는 전면 디자인에 비해 차분하고 여유롭게 느껴지는 후면 디자인은 자칫 XE를 온순한 컴포트 세단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독특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차체 실루엣에 따라 완만하게 처리되고, 차체 하단부 역시 곡선으로 마무리된 영향으로 이해된다. XE는 전체적으로 스포티하기 보다는 ‘우아하고 여유로운’ 프리미엄 세단의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소비자들의 이목을 끄는 XE의 실내 공간

XE는 작은 차량이지만 그 어떤 모델보다 재규어답다. ‘랩어라운드’의 디자인 구성으로 낮은 대시보드를 선보이며 고급스럽고 호화스러운 감성을 자아낸다. 특히 넓게 그려진 가죽 패널 덕에 그 고급감은 더욱 배다된다. 한편 대시보드의 높이가 무척 낮은 것이 특징인데 대시보드 보다 보닛 파워돔이 더 높게 솟아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 이색적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엔트리 모델답게 전체적인 구성이 무척 간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이어드 타입 대신 깔끔하게 구성된 대시보드에 재규어 고유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 그리고 깔끔하게 마련된 센터페시아와 계기판으로 우수한 완성도를 연출한다. 다만 스포크의 버튼 구성에 있어서 막상 사용하는 버튼의 크기가 작아 ‘버려지는 공간’이 많은 점은 아쉬웠다.

센터페시아는 다양한 기능 이전에 와이드 디스플레이에 시선을 뺏긴다. 우수한 한글화를 통해 높은 만족감을 제공하며 다양한 기능이 마련되어 체감되는 사용감도 우수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약간 여리게 느껴지는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으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실내 공간은 1열과 2열의 평가가 다소 갈린다. 1열 공간의 경우에는 드라이빙 포지션이 정말 이상적이다. 경쟁 모델 중에서는 ATS와 함께 최고의 시트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특히 허리와 엉덩이를 동시에 감싸는 느낌과 허벅지 부분의 시트가 펴지면서 늘어나는 건 정말 만족스럽다. 전고가 낮아 헤드 룸이 부족할까 싶었지만 시트 포지션이 다소 낮고 스티어링 휠이 살짝 서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느낌은 만족스럽다.

다만 2열 공간은 협소하다. ATS도 마찬가지였지만 2열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독일 3사를 따라갈 수 없는 듯 하다. 물론 성인 남성도 앉을 수 있는 공간 자체는 확보했지만 승하차시 머리를 숙이고 타야하는 새로운 습관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단 승차하고난 뒤에는 헤드룸에 특별히 좁다는 느낌은 없다. 과하게 표현하면 휠베이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다.

차에서 내려 트렁크 게이트를 열면 455L에 이르는 꽤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트렁크의 형상이 다소 아쉽다. 때문에 부피가 큰 짐을 적재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우선 트렁크 게이트의 크기도 작고, 실내 공간 역시 가로 폭이 길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실제로 골프백을 가로로 가지런히 적재하는 게 힘들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라 구매를 생각하는 고객이 있다면 꼭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재규어의 최고의 무기, 인제니움 디젤 파워트레인

재규어의 차량을 경험하며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 있다면 사운드와 파워 디젤 엔진의 완성도라 할 수 있다. XE 역시 재규어의 자랑거리라 할 수 있는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기반으로 하는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43.9kg.m의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동급의 디젤 엔진과 비교 했을 때에도 수치적 우위를 점하며 ZF 사에서 공급하는 8단 자동 변속기와 호흡을 맞춘다. 공인 연비는 14.5km/L(도심 12.6km/L 고속 17.6km/L)를 달성했다

명품의 존재감을 드러낸 XE의 드라이빙

재규어 XE의 시승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스포츠카 브랜드를 자처하는 재규어인 만큼 낮은 시트 포지션과 꽤나 스포티하게 몸을 지지하는 시트를 느낄 수 있었다. 낮은 시트 포지션 덕에 전방 시야가, 그리고 좁은 윈도우 덕에 측/후방 시야가 다소 좁은 편이지만 조금만 적응하면 문제 없을 수준이었다.

잠시 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인제니움 디젤 엔진의 경쟁력이 돋보인다. 미세한 진동과 엔진음이 들려오지만 디젤 세단으로서는 무척 고요한 모습이다. 최근 많은 브랜드들이 정숙성을 앞세운 디젤 엔진을 선보이고 있으나 인제니움 디젤 역시 프리미엄 디젤 세단에 어울리는 ‘격조 있는 엔진’이었다.

원형의 다이얼을 돌려 기어를 선택하고 곧바로 주행을 시작했다. 43.9kg.m의 토크는 사실 경쟁 디젤 세단, 특히 2.0L 디젤 엔진을 품은 세단들과 비교할 때 소폭 높은 출력이다. 이 우위 디젤 엔진 특유의 풍부한 토크감은 곧바로 경쾌한 가속감으로 이어지며 XE를 앞으로 끌었다. 다만 고급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그 표현을 꽤나 성숙하게 다듬었다.

실제 XE를 처음 경험하는 운전자는 XE의 가속이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꽤나 묵직하되 가볍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다소 덜한 편이다. 하지만 이는 재규어 특유의 점진적인 셋업일 뿐이지, 막상 계기판의 속도계는 빠르게 움직이며 최근 디젤 세단에 요구하는 소비자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킨다.

매끄러운 회전 질감, 4기통으로는 훌륭한 사운드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다. 단순히 출력만이 아니라 운전자가 느끼는 완성도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게다가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레이스 등으로 바꾸면 엑셀레이터의 반응은 감히 가솔린 스포츠 세단의 수준에 버금가는 기민함을 드러내며 스포츠카의 가치를 언급한다.

엔진에 가려져 있어 그렇지 변속기에 대한 만족감도 상당하다. 다양한 주행 상황에서 마주할 수 있는 킥 다운이나 쉬프트 다운 상황에도 동력이 전달되는 느낌을 ‘완성도 높은 감성’으로 풀어내며 운전자의 입가에 미소가 머물게 만든다. 게다가 넉넉한 토크는 불필요한 변속 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점진적이고 꾸준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해 고급스러움에도 힘을 더한다.

이는 우수한 바디와 완성도 높은 하체의 셋업 그리고 뛰어난 브레이크 시스템 역시 곧바로 느껴진다. 알루미늄을 기반으로 개발된 알루미늄 인텐시브 바디와 민첩성을 강조한 조향 시스템은 어쩌면 평범하게 보일 이 디젤 세단에 스포티한 감성을 한껏 불어 넣었다. 특히 조향에 따라 마르게 머리를 흔드는 XE의 모습을 본다면 더욱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인텐시브 바디만의 뛰어난 수준의 강성과 경량화의 이점 덕분에 차량의 밸런스를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이는 앞서 말한 조향의 감성에 한층 매력을 더하며 차량이 주행 상황에서 보여주는 뛰어난 밸런스를 이끈다. 아마 이 매끄러운 움직임은 어느 경쟁 차량과 비교하더라도 돋보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점진적인 발진처럼 제동 역시 리니어하면서도 정교함이 돋보인다. 출력을 압도하는 수준의 막강한 제동력은 아니지만 스포츠 드라이빙 시에도 문제 없을 수준의 제동력은 물론 꾸준하게 제동력을 유지할 수 있는 내구성도 갖춰 운전자 입장에서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더블 위시본과 인테그랄 링크 서스펜션을 활용한 만큼 승차감은 물론 스포츠 드라이빙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이 이어졌다.

물론 혹자는 너무 스포티한 세팅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시장의 경쟁 속에서 확실한 자신의 컬러를 드러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세팅 이면에는 또 기대 이상의 효율성까지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XE의 가치에 더욱 큰 힘을 더한다.

좋은점: 매끄러운 디자인, 뛰어난 차체와 매력적안 파워트레인의 조화

안좋은점: 2열 공간의 열악한 경쟁력, 어딘가 밋밋한 외형

재규어의 포트폴리오 확장을 알리는 존재, XE

재규어 XE는 프리미엄 콤팩트 시장에 대한 도전을 알리는 재규어의 선봉장으로 뛰어난 경쟁력을갖췄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성과는 다소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재규어 XE는 감히 시장의 많은 사랑을 받기 충분한 존재감과 상품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경쟁력을 믿고 향후 재규어 XE가 더욱 발전하고,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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