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보낸 경고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 상황 다르지만
미중무역분쟁, 금리인상 등 새 변수 많아
  • 등록 2018-12-19 오전 4:00:00

    수정 2018-12-19 오전 4:00:0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다룬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우리 경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 해 12월 국가가 부도에 이르기까지 남은 일주일간의 상황을 그린 이 영화는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을 묘사하며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인가를 되돌아보게 한다.

IMF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당시 자발적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그 전 해에 비해 40% 늘었고, 13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현재 대한민국의 현주소인 경제 양극화, 취업 불균형, 높은 실업률, 저출산 등의 모습은 IMF가 남긴 상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는 현재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위기의식을 겨냥했다. 특히 10년에 한번 경제위기가 온다는 ‘10년 위기설’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충격과 고통을 끄집어내며 약 400만명을 스크린 앞에 불러모았다.

많은 경제 전문가나 정부가 말하듯 당시 상황과 지금은 분명 다르다. IMF 위기를 불러온 외환보유고는 11월 말 기준 4000억 달러가 넘는다. IMF 직전 100억 달러가 채 안됐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아주 안정적인 규모다. 은행의 부실채권비율도 10년만에 0%대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은행 부실채권비율은 전분기 대비 0.10%포인트 하락한 0.96%를 기록했다. 부실채권비율이 0%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가계부채가 1500조원을 넘어섰지만 부실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보유한 사내유보금도 800조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10년 위기설’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은 산재해 있다. 우선 금리인상에 따른 우려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정부는 금리인상을 선택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제가 하강국면임에도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리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리인상으로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규모는 약 2조5000억원. 지금은 위험부채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추가 금리인상시 갚아야 할 이자부담이 커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자본시장 자금도 대체펀드 등을 통해 부동산투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위험 신호는 이뿐만이 아니다. 끝을 알 수 없는 G2(미국·중국)간 무역분쟁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 실적 불안으로 연결된다.

정부는 우리 경제가 여전히 안정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수출비중이 높은 한국경제는 외부적 요인에 약할 수밖에 없고, 경쟁에 취약한 구조다. 분명 IMF 당시와 위기상황은 다르지만 새로운 변수가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이 항상 그렇듯, 영화(국가 부도의 날)는 위기를 인지하고 막으려는 사람, 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사람,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재,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 '내려오세요!'
  • 행복한 강인이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