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외환위기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당시 자발적으로 목숨을 끊은 사람이 그 전 해에 비해 40% 늘었고, 13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현재 대한민국의 현주소인 경제 양극화, 취업 불균형, 높은 실업률, 저출산 등의 모습은 IMF가 남긴 상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는 현재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위기의식을 겨냥했다. 특히 10년에 한번 경제위기가 온다는 ‘10년 위기설’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충격과 고통을 끄집어내며 약 400만명을 스크린 앞에 불러모았다.
하지만 ‘10년 위기설’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은 산재해 있다. 우선 금리인상에 따른 우려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정부는 금리인상을 선택했다.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2%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제가 하강국면임에도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쏠리자 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금리인상으로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규모는 약 2조5000억원. 지금은 위험부채 비중이 크지 않더라도 추가 금리인상시 갚아야 할 이자부담이 커져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자본시장 자금도 대체펀드 등을 통해 부동산투자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위험 신호는 이뿐만이 아니다. 끝을 알 수 없는 G2(미국·중국)간 무역분쟁은 기업들의 실적 악화,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 기업 실적 불안으로 연결된다.
현실이 항상 그렇듯, 영화(국가 부도의 날)는 위기를 인지하고 막으려는 사람, 위기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사람,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현재, 우리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