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붓길 좇다 섬에 닿다…권찬희 '선유도'

2019년 작
현장서 옮겨낸 밑그림없는 수채화
인공조형과 자연이 어우러진 교감
담담하고 절절한 서정적 풍경화로
  • 등록 2019-04-18 오전 12:45:00

    수정 2019-04-18 오전 12:45:00

권찬희 ‘선유도’(사진=권찬희)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 그 하늘을 힘겹게 떠받친 바다가 보인다. 어차피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의미가 없다. 게다가 바짝 마른, 이렇게 부서질 듯한 풍경이라면. 저 멀리 돛을 형상화했다는 주탑을 얹은 다리를 보니, 여기는 군산인가 보다. 맞다. ‘선유도’(2019). 작가 권찬희(56)가 눈과 손으로 채운 전경이다.

작가는 누가 뭐라고 해도 풍경화가다. 현장에서 바로 옮겨놓는, 밑그림 없는 수채화는 작가의 장기이자 무기. 흐트러진 윤곽, 투명한 색조, 부드러운 질감 등 수채화만이 빼낼 수 있는 맑은 풍광을 펼쳐 놓는다.

이 한 장면을 잡기 위해 작가는 늘 떠난다고 했다. 경천이든 정선이든, 변산이든 부안이든, 그저 붓길만 좇아 스케치여행을 나서는 거다. 그곳이 바다라면 더 좋았을 터. 배·등대·다리 같은 인공조형물과 해·나무·물 등의 자연이 어우러진 교감을 즐긴다니.

5호 남짓한 작은 화면에 진한 향수를 다 쏟아부었다. 붓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물감에 종이가 젖듯 서정에 마음이 젖는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가나인사아트센터서,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전북 익산시 고봉로36길 인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여정스토리-물들다’에서 볼 수 있다. 종이에 수채. 25.4×35.5㎝. 작가 소장·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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