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만 같이 걷는 한미 증시…이제 디커플링되나

  • 등록 2019-04-25 오전 5:30:00

    수정 2019-04-25 오전 5:30:0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 증시의 최고가 경신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면서 다시 ‘디커플링(탈동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미 증시의 상관계수는 최근 들어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증권가에서는 “하락장만 같이 걷는다”는 푸념이 나온다.

다만 아직 디커플링을 논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가 삼성전자(005930)의 주가 부진에 의해 단기적으로 나타난 미국 증시와의 차별화 흐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美 최고치 경신에도 韓 증시는 ‘와르르’

2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9.48포인트(0.88%) 하락한 2201.0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거래일보다 0.47%(3.60포인트) 내린 757.82로 거래를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과 스탠더드앤푸어스500(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라 시장의 충격은 컸다. 이날 S&P500은 지난 9월 20일 이후 7개월여만, 나스닥은 지난해 8월 29일이후 8개월여만에 최고치를 찍었기 때문이다.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 역시 0.55%(145.34포인트) 상승한 2만6656.39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한 때 같이 오르고 내렸던 한·미 증시는 지난해 ‘디커플링’이 두드러졌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져 연초 이후 나스닥이 18.2%, S&P500이 14.5% 오르는 동안 국내 증시는 7.8% 상승하는데 그쳤다. 코스피와 나스닥의 상관계수는 0.41, 코스피와 S&P지수의 상관계수는 0.44로 각각 낮아져 연초(0.7~0.8)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동조화가 심하고 0에 가까울수록 동조화 정도가 낮다는 의미다. 코스피와 미국 증시와의 상관계수는 음의 상관계수를 찍어 완벽하게 각자의 길을 갔던 지난해 6월~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미국 증시 강세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면서 “자체 동력 부재와 함께 그동안 글로벌 증시, 특히 신흥국 증시 강세의 주동력이었던 중국 경기부양정책 후퇴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한국 경제성장률 하향조정 이후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며 원·달러 환율이 1140원을 넘어선 것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증폭시켰다는 분석이다.

상반된 어닝시즌..디커플링 심화 가능성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상승 폭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미 증시의 차별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여전히 하향 조정되는 추세여서 미 증시만큼 오를 동력을 찾기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상장사 136곳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23조7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들 기업의 연초 영업이익 전망치(35조4463억원)보다 33.1%나 낮아진 것이다.

펀더멘털이 견고한 미국은 수급 이탈이 제한적이고 달러 강세 매력에 유입 가능성도 있는 반면, 국내 증시의 경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 지수의 중국 A주 편입 확대를 앞두고 수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디커플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배경이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경신이 국내 증시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시가 상승하기 위해선 △위험자산 선호심리 확대(주식 선호) △신흥국 증시 강세 △국내 증시 강세 등 세 가지 조건이 완성돼야 하는데, 어느 하나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경제상황과 기업실적, 수급, 밸류에이션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미국과 한국의 증시 상황은 다르다”면서 “미국 증시의 역사적 고점 돌파 기대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상반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한·미 증시의 엇갈린 흐름을 두고 ‘디커플링’으로 속단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최소한 2~3개월의 두 나라 증시 흐름을 보고 디커플링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면서 “어닝 시즌을 지나면서 나타난 한미 증시의 상반된 흐름만으로 디커플링 여부를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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