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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날아가는 새가 쓸쓸하게 보인 적이 있는가. 날개를 파닥일 땐 좀처럼 볼 수 없는 그것이 날갯짓을 멈추는 순간, 낱낱이 눈에 들어온다. 어깨에 얹힌 무게, 바람을 견뎌내는 고통. 정지하는 일의 고독까지. 그래도 저만큼은 아니었을 거다. 작가 황수연(39)이 그어낸 잔잔한 연필선이 그림자를 뚝뚝 떨어뜨리는 저만큼은 아니란 말이다.
10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4길 누크갤러리서 박광수와 여는 2인전 ‘기대는 그림’에서 볼 수 있다. 박 작가의 ‘격한 오일스틱’ 대 황 작가의 ‘순한 연필’, 두 작가의 대비선이 선명한 드로잉을 기획한 전시다. 종이에 연필. 42×29.7㎝. 작가 소장. 누크갤러리 제공.